'인류 진화의 병' 두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성주의 건강편지]
“어떤 통증은 거리를 둘 수 있지만, 두통은 바로 당신이 사는 그곳에 있다(Some pain you can distance yourself from, but a headache sits right where you live).”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미스 에이전트’ 등의 작품을 남긴 미국 영화감독 마크 로런스의 말마따나 두통은 떼기 힘들어 고통스럽습니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커다란 뇌를 섬세하게 발전시키며 생긴 반작용이라고 할까요? 영국 왕립수의과대 교수들이 반려견에게서도 편두통이 생길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지만, 검증하기 쉽지 않은 데다 사람과 통증의 정도를 비교할 수 없겠지요?
내일(1월 23일)은 대한두통학회가 정한 ‘두통의 날’입니다. 1주일에 2일 이상 두통이 있으면 3개월 안에 병원에 가라는 의미에서 이 날을 정했다는데 글쎄요…. 통증은 인체의 경고 신호인데다가 어떤 두통은 긴급신호일 수 있으므로, 두통이 있으면 가급적 빨리 병원에 가야겠지요?
두통은 뇌졸중, 뇌종양, 뇌수막염, 뇌진탕 등의 2차 증세로도 나타나지만 두통 자체가 병인 경우가 많습니다. ‘123 법칙’은 뒤에 해당하는 것이겠죠? 여기에는 편두통, 긴장성 두통에다가 주기를 거쳐 나타나는 군발성 두통, 진통제를 함부로 먹어서 악화된 약물과용 두통 등이 있습니다.
‘대표선수’는 편두통일 겁니다. 5000여 년 전 바빌론의 기록에도 등장할 만큼 인류의 오랜 골칫덩이였습니다. 편두통은 머리에서 생긴 통증이 4~72시간 지속되는 증세가 되풀이되는 병으로 정의됩니다. 어원은 머리의 한쪽에만 나타나는 통증을 가리키지만 뇌 전체가 울릴 때도 있고, 구역질과 무력감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잠을 잘못 자거나 피로하면 증세가 나타나기도 하고 빛과 소리, 특정한 냄새나 음식이 도화선에 불을 붙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증세가 나타나면 환자가 초주검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다행히도, 희소식이 있습니다. 편두통을 직접 다스릴 약들이 잇따라 나올 예정이어서 두통학회는 올해를 ‘전환의 해’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생활관리를 하다가 전조증세가 나타나면 비스테로이드 진통제나, 뇌 혈관 수축과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트립탄 제제 등을 복용하는 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게다가 트립탄 제제는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러웠습니다. 최근 뇌에서 편두통을 유발하는 중요한 분자를 억제하는 ‘스마트 제제’ CGPR 억제제가 나왔지만, 주사제인 데다가 정부의 보험 제한으로 혜택을 보는 환자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먹는 CGRP 억제제가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았고, 또 다른 약도 시판 대기 중이라고 합니다. 트립탄 제제는 코에 뿌리는 것이 곧 나온다고 하니 편두통을 다스릴 무기가 쏟아지는 셈입니다. 두통학회는 정부가 편두통 치료제의 보험 혜택을 제한할까 걱정하고 있던데, 편두통의 문제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두통거리가 넘치는 세상에서 골칫덩이를 확실히 제거하는 노력에 장벽을 치지는 않겠죠?
많은 환자가 두통은 업보라면서 그냥 참거나, 민간요법에 기대거나, 진통제를 함부로 먹어서 되레 증세를 악화시킵니다. 꼭 신경과의 두통 전문가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스트레스 조절, 운동요법, 수면 요법 등으로 낫기도 합니다. 특히 편두통은 카페인 음료, 술 등 유발요인을 멀리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되기도 합니다. 가족이 힘을 보태면 효과가 더해진다고 하네요. 두통! 진화한 뇌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고통받지만, ‘지혜의 인류’ 호모 사피엔스답게 지혜롭게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제대로 치료받아 지긋지긋한 두통의 늪에서 꼭 벗어나시기를….
60년 전 오늘(1월 22일) 가수 김광석이 대구 대봉동에서 태어났습니다. ‘서른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등이 담긴 1994년 4집 앨범에서 ‘일어나’ 듣겠습니다. 유튜브 음악 채널 ‘루트리스’에서 정성들여 만든 영상입니다.
뇌 구조가 복잡해서 그런 가 봅니다. 단순하게 살아야 두통이 없어질 것 같습니다.
아주 좋은 뇌에대한 건강정보 입니다.감사합니다.새해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