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꼼꼼히 따졌는데"...비건 '이것' 먹고 20대女 사망, 무슨 일?
유제품 들어간 음식 먹고 아나필락시스 반응...우유에 알레르기 반응 있다면 검사 받아야
심한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는 여성이 ‘비건’으로 광고된 티라미수를 먹은 지 며칠 만에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에 사는 안나 벨리사리오(20)라는 여성은 2023년 1월 26일 밀라노에 있는 비건 버거 체인점 플라워버거(Flower Burger)에서 남자친구와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 날 안나는 티라미수 마스체르파(Tiramisun Mascherpa)라는 디저트를 주문했다. 태어날 때부터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던 그는 제품 라벨을 확인하고 성분에 대해 재차 문의했다.
주문한 음식에 대해 성분 주의를 했음에도 두어 숟가락을 먹고 나서 기침이 시작됐고 숨을 잘 쉴 수 없었다. 그는 화장실로 달려가 먹은 걸 토해내려 했다. 가지고 있던 천식약과 코르티손을 복용했지만,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빠져 의식을 잃고 말았다. 병원에서 10일 간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그는 2023년 2월 5일 사망했다. 안나는 이전에도 해당 레스토랑을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다고 전해졌다.
사건 이후, 이탈리아 보건부는 우유가 함유된 것으로 의심되는 ‘비건’ 티라미수 제품에 대해 이탈리아 전역 63개 레스토랑에 전량 리콜 명령을 내렸다. 조사 결과, 해당 브랜드의 다른 티라미수 제품에서 미량의 우유와 우유 단백질이 발견됐으며, 안나가 에피타이저로 주문했던 샌드위치에 들어있던 마요네즈에서도 미량의 달걀 성분이 발견됐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해당 레스토랑과 다른 63개 식당에 미리 만들어진 티라미수 제품을 공급한 제과업체를 운영하는 두 모녀가 현재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비건 페이스트리 생산라인과 우유가 들어간 디저트 생산라인을 ‘혼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플라워버거는 “지난해 안나 벨리사리오의 사망 소식은 우리에게 깊은 슬픔과 충격을 주었다”며 “우리 회사에 입힌 평판 및 개인적 피해에 대해 조만간 해당 업체를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명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 유발할 수 있는 우유 알레르기
우유 알레르기는 우유 및 우유가 들어간 제품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식품알레르기 중 가장 빈도가 높다. 증상은 정도에 따라, 사람에 따라 다양하지만 가장 많이 보이는 증상은 소화기증상이다.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설사, 구토, 두드러기, 숨가쁨, 입술이나 입 주변 가려움, 붓기 등이 있다.
심각한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도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에 따르면, 우유는 땅콩과 견과류에 이어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하는 세 번째로 흔한 식품이다. 따라서 우유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 아무리 경미하더라도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검사를 통해 우유 알레르기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향후 더 심각한 반응을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