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있으면...족욕도 핫팩도 피해라

[한국인의 만성질환] 당뇨- 겨울철 당뇨병 환자 발 관리법

지난해 말 건강검진에서 당뇨병 진단을 받은 A 씨(63)는 최근 한파로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손발이 시리고 몸 전체가 추위를 견디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족욕(足浴)을 시작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혈액순환이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경직된 근육이나 긴장을 풀어 여러모로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파가 찾아온 지난주도 마찬가지.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 족욕을 하며 붉게 변했던 발의 피부색이 돌아오지 않고 부기가 심했다. 물집까지 잡혀 병원에 갔더니 ‘저온화상’이라 했다. 당뇨가 있는 상태여서 다른 사람과 달리 뜨거움을 잘 느끼지 못했던 것.

당뇨병이 있는 경우,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감각이 둔해진다.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도 저하되어 발에 상처가 생겨도 모르거나 치유력이 떨어져 가벼운 상처에도 잘 낫지 않고 오히려 더 나빠지기 쉽다.

당뇨병은 다른 질환에 비해 합병증이 더 무섭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약 15∼25%는 한 번 이상 족부(발) 궤양을 경험하거나 앓는다. 대표적인 합병증 중 하나가 ‘당뇨병성 족부궤양’ 즉, 당뇨발이다. 당뇨발이 무서운 건 환자의 50%가 또 다른 감염 합병증을 겪게 되는데, 그중 중증으로 진행해 발을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20%에 달한다.

그래서 당뇨병이 있다면 족욕이나 목욕탕 등에서 뜨거운 물에 의해 발생한 수포나 발톱 정리 시 발생하는 상처, 꽉 끼는 신발을 착용해 발생하는 물집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당뇨병센터 조아라 과장(내분비내과)은 “대사질환인 당뇨병은 여름철에 느끼지 못한 손발 시림을 겨울철에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차가운 날씨 탓에 몸의 대사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보온에 신경 써야 하지만 너무 뜨거운 물에 족욕을 하거나 전기장판 등 온열기구에 발을 가져다 대거나 핫팩을 피부에 바로 올리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

혈당 조절이 잘 안 되거나, 당뇨병성 족부병증을 이미 한 번 이상 경험한 경우다. 또 발 기형, 무좀, 굳은살, 티눈이 있는 환자이거나 신경합병증 또는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환자, 그리고 흡연자는 당뇨발이 더 잘 생긴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가 족욕할 때는 물의 온도를 체온보다 조금 높은 38∼40도로 유지하되, 온도계를 이용해 온도를 정확히 측정하도록 한다. 온도계가 없다면 가족이 먼저 온도를 체크한 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족욕은 30분 이하로 실시하며 수시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족욕 후에는 발 전체 및 발가락 사이를 잘 닦아 말리고, 발가락을 제외한 부위엔 보습제를 발라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한다.

매일 발톱 상태, 상처 여부, 피부 이상 등 발 전체를 관찰하도록 한다. 특히 지금 같은 겨울철엔 동상 예방을 위해 땀 흡수가 잘되는 보온 양말이나 통풍이 잘되고 안감을 댄 신발 착용 등이 권장된다. 잠을 잘 때 발이 시리다고 느낀다면 양말을 신고 자는 것이 좋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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