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고 싶어" 지나친 건강 걱정...일찍 죽을 위험 4배 높아
사망 위험 4배나 높고 평균연령도 5세나 적어
건강염려증이 심한 사람이 실제론 더 일찍 죽는다는 반어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저널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발표된 스웨덴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요즘은 질병불안장애로도 불리는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은 자신의 건강에 지나치게 집착해 실제론 별다른 질환이 없음에도 심각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정신장애다. 검진 결과가 정상적으로 나와도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는 드문 질환이다. 의사를 반복적으로 바꾸는 사람도 있고, 치료를 기피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의 정신건강전문의 조나단 앨퍼트 박사는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가벼운 건강염려증 환자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스펙트럼의 극단에는 심각한 질병에 대한 끊임없는 걱정과 고통, 반추 속에 사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 몬테피오레 메디컬센터의 의사로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앨퍼트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건강염려증 진단을 받으면 인지 행동 치료, 이완 기법, 교육, 항우울제 처방 등을 받아야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의 다비드 마타익스 콜스 교수(정신의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1997년 1월1일~2020년 12월 31일 24년간 스웨덴에서 건강염려증 진단을 받은 4129명과 건강염려증이 없지만 인구통계학적으로 일치하는 4만290명의 건강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건강염려증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자살 및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4배나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전체 사망률은 1000명당 8.5명 대 5.5명으로 건강염려증 환자가 더 높았다. 평균연령에서도 70세대 75세로 건강염려증 환자가 다섯 살 더 일찍 숨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환기 및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 더 높았다. 이 규칙의 유일한 예외는 암이었다.
그렇지만 건강염려증 환자들이 병에 대한 걱정 때문에 실제 병에 걸렸다고 비난해선 안 된다고 앨퍼트 박사는 강조했다. 그는 “환자들에게 이 병 자체가 일종의 질환이며 질병명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면 상당한 존중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면서 “다행히도 좋은 치료법이 있으니 증세가 의심될 경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치료받으라”라고 조언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psychiatry/fullarticle/2812786?resultClick=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