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위해 필요한 하루 '단백질' 양은 얼마나 될까?
[송무호의 비건뉴스]
너도나도 단백질을 걱정하는 세상이 되었다. 단백질 산업이 번창하는 비즈니스가 되자, 하루가 멀다 하고 새 제품들이 나와 단백질을 많이 먹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단백질은 얼마나 섭취해야 할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총섭취량. RDA(Recommended Daily Allowance)는 영양소의 하루 권장량을 나타낸다.
RDA란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식량 공급을 원활하게 하려고 미 국립학술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 식량공급위원회가 처음 제정한 것. 군인들이 필요한 단백질이나 미량 영양소를 부족하지 않게 섭취할 수 있는 수준을 제시하는, 영양 부족 예방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들 대부분의 필요량을 충족하는 수치로 설정하여, 뭐든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을 거라는(“The more, the better”) 개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먹거리가 풍족한 현대사회에서는 영양 부족보다는 영양 과잉이 더 큰 문제다.
비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증가로 RDA와는 다른 기준이 필요하게 되자 미 국립학술원은 어 1993년 좀 더 포괄적이고 효율적인 4가지 개념을 제정해 DRI(Dietary reference intake)라 하였다.
영양권장량(RDA, recommended dietary allowance)을 포함하여 평균필요량(EAR, estimated average requirement), 적정섭취량(AI, adequate intake), 상한섭취량(UL, tolerable upper intake level)이 그것이다.
영양권장량(RDA)은 평균필요량(EAR)에 표준편차 2배를 더한 것으로, 건강한 집단 대부분(97.5%)의 필요량을 만족하게 하는 섭취량이기에 특정 개인에게는 과용량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을 상대로 영양소 섭취량을 권장할 때는 건강한 사람들의 하루 필요량 중앙값에서 산출한 평균필요량(EAR)이 적합하다 [1].
하지만 각종 건강 관련 자료에서는 통상적으로 RDA를 많이 사용한다. 그렇다면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 RDA는 얼마나 될까?
미국의학원(National Academy of Medicine)에서 정한 EAR과 RDA는 각각 0.66g과 0.83g/kg/day다 [2]. 이 자료를 기초로 해서 WHO에서 정한 RDA는 0.8g/kg/day다 [3].
식사에 따라 단백질 섭취량은 다른가?
미 국립보건원(NIH) 후원으로 식사 종류에 따라 섭취하는 단백질량이 얼마나 되는지 조사한 연구가 있다. 약 7만 명의 성인 대상 5개 그룹(잡식, 준 채식, 페스코, 락토오보, 비건)의 식사 패턴에 따라 섭취하는 영양소를 조사한 결과다.
단백질 하루 섭취 권장량을 체중 60kg 성인 기준 약 48 gram(RDA 0.8g/kg/day)으로 볼 때 어떤 종류의 식사를 하더라도 단백질 부족은 일어나지 않았다. 특히 비건(완전채식)인 경우에도 하루 필요량의 50% 이상 초과 섭취하는 것으로 나왔다 (아래 그래프) [4].
단식 또는 기아로 굶지 않는 한 단백질 부족이 생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고기에만 단백질이 있는 게 아니고 우리가 흔히 먹는 곡식이나 콩, 채소에도 단백질이 충분히 들어있기 때문이다.
단백질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더 좋을까?
아니다. 오히려 각종 질병에 시달리게 된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이나 지방과는 달리, 하루 필요량 이상을 섭취하더라도 다음 날 쓸 수 있도록 몸에 저장되지 않는다.
단백질 초과 섭취분은 반드시 분해해서 몸 밖으로 배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긴 암모니아 등 독성 물질들이 간과 신장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이런 이유로 단백질은 모자라지 말아야 하지만, 많이 섭취해서도 안 되고, 매일 필요한 양만큼만 섭취해야 한다.
RDA보다 많은 단백질 섭취하면 우리 몸에 어떤 부작용이 생기나를 연구한 논문에 의하면, 고단백 식사는 (a) 뼈와 칼슘대사에 악영향을 미쳐 골다공증이 발생하고 골절이 증가한다.
(b) 신장기능이 떨어져 신장 결석이나 통풍이 발생한다. 또 (c) 간 기능이 저하되고 (d)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장병을 증가시킨다. 여기에 (e) 각종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즉, 많은 단백질 섭취는 건강에 해롭다 [5].
얼마나 단백질 들어있어야 RDA를 충족시킬까?
우선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인 열량, 즉 칼로리를 알아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 의하면 보통의 활동을 하는 경우 자기 체중(kg)에 30~35를 곱하면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를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표준체중이 60kg인 남자가 보통 활동을 한다면 하루에 약 2000k㎈가 필요하다 [6].
60kg 체중에 필요한 단백질 RDA는 약 50g이고 단백질 열량은 1g당 4k㎈로 계산하니 약 200k㎈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하루 필요한 칼로리의 약 10%를 단백질로 섭취하면 충분하다.
미국 코넬대 콜린 캠벨 교수(영양학)에 의하면 RDA인 0.8g/kg/day를 충족하기 위해선 하루 약 10%의 에너지를 단백질로 얻으면 되는데, 이 정도는 완전채식으로도 쉽게 얻을 수 있다 [7].
하지만 현재 미국인의 식사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단백질의 하루 허용 단백질 섭취량은 1일 총 칼로리의 최소 10%에서 최대 35%까지로 범위가 넓다 [8].
그렇다면 요즘 단백질 걱정이 많으니 10%보다 기왕이면 20%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상한선이 35%라 하니….
미국 남가주(Southern California)대는 50세 이상 성인 약 6천 명을 20년간 추적 관찰한 대규모 연구에서 과단백질 식사군(칼로리의 20% 이상을 단백질로 섭취)은 저단백질 식사군(칼로리의 10% 이하를 단백질로 섭취)에 비해 각종 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4배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9].
이 논문이 발표된 후 미국 언론들은 “20% 이상의 단백질 섭취는 하루에 담배 20개비를 피는 것과 같게 암 발생 위험성이 증가하니 주의를 필요로 한다”고 보도했다 [10].
육식 위주의 미국인 표준 식단을 가리켜 ‘SAD’(슬프다는 뜻)라고 한다. ‘Standard American Diet’ 약자로 현재 미국 식단의 실상을 한마디로 요약해 준다.
육식 위주 미국 식단이 SAD... 우리 식단은?
요즘 우리나라 식단도 채식 위주인 전통 한식보다는 육식 위주의 서구식으로 변하면서 비만,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월터 윌렛 교수(영양학)는 “미국 농무부(USDA) 가이드라인은 식품업계의 영향을 많이 받기에, 과학적 진실을 채택하지 않아 미국인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11].
단백질은 많을수록 좋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다. 지나치면 해로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More is not better"(많다고 더 좋은 게 아니다)라는 얘기다.
참고문헌
1. JF Aloia. The 2011 report on dietary reference intake for vitamin D: where do we go from here? 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2011; 96(10):2987-2996.
2. Institute of Medicine. Dietary Reference Intakes for Energy, Carbohydrate, Fiber, Fat, Fatty Acids, Cholesterol, Protein, and Amino Acids; National Academies Press: Washington, DC, USA, 2005.
3.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WHO Technical Report Series 935 Protein and Amino Acid Requirements in Human Nutrition: Report of a Joint WHO/FAO/UNU Consultation; WHO: Geneva, Switzerland, 2007.
4. NS Rizzo, K Jaceldo-Siegl, J Sabate, GE Fraser. Nutrient profiles of vegetarian and nonvegetarian dietary patterns. J Acad Nutr Diet 2013; 113(12):1610-1619.
5. I Delimaris. Adverse effects associated with protein intake above the recommended dietary allowance for adults. International Scholarly Research Notices 2013; Article ID 126929.
6. 대한당뇨병학회 https://www.diabetes.or.kr/general/dietary/dietary_02.php?con=2
7. Center for nutrition studies https://nutritionstudies.org/2015-dietary-guidelines-commentary/
8. U.S. Department of Agriculture and U.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2020-2025. 9th Edition. December 2020.
9. ME Levine, JA Suarez, S Brandhorst, et al. Low protein intake is associated with a major reduction in IGF-1, cancer, and overall mortality in the 65 and younger but not older population. Cell metabolism 2014; 19:407-417.
10. National Post. https://nationalpost.com/health/high-protein-diet-linked-to-spiked-cancer-akin-to-smoking-20-cigarettes-a-day-u-s-study.
11.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https://www.hsph.harvard.edu/nutritionsource/2016/01/07/new-dietary-guidelines-remove-restriction-on-total-fat-and-set-limit-for-added-sugars-but-censor-conclus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