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안받고 조용히 눈감겠다고요?”
[Voice of Academy 3-인터뷰]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장대영 회장
“진행성 암이라고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 데이터에 따르면 진행성 위암 환자가 항암치료를 받으면 평균 11개월 더 생존해 치료받지 않은 환자보다 평균 5개월 정도 더 삽니다. 일부 암 환자는 더 오래 살 수 있고요. 진행성 암이라도 5~10%는 항암치료를 받고 암 세포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지레 포기하거나 주위 사람의 무책임한 권유나 인터넷 정보에 휘둘려 민간요법에 의지하면….”
진행성 암 5~10%는 항암치료 통해 완치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장대영 회장(한림대 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은 “진행성 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과학적 치료가 최선이며, 임상시험은 이들 환자가 암과 맞서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The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의 가이드라인에도 “잘 설계된 임상시험(Well-designed clinical trial) 참여가 중요하다”고 명기돼 있다는 것.
그러나 누구에게나 암은 여전히 무섭다. 한 해 8만여 명의 생명을 앗아가 한국인 사망 원인 1위인데다, 3명 가운데 1명은 평생 한 번 암과 맞서야 한다. 한자어 암(癌)은 환부가 바위처럼 딱딱해지는 병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많은 사람이 ‘암(癌)=어두울 암(暗)’으로 여긴다. 옛날에 말기암으로 불렀던 진행성 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은 항암제가 그 어두움 속에서 눈감기 전 남기는 마지막 고통의 기억일 것으로 지레짐작한다.
장 회장은 “예전에는 항암제에 부작용이 많아서 그런 측면이 컸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진행성 암 환자도 주치의와 깊이 상의해서 적절한 항암치료를 받으면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임상시험 참여를 통해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 생명을 연장하고 고통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암 임상시험을 두려워하는 환자가 있나? 오히려 임상시험이 자신에게 해당하지 않는 데도 참여하기 위해 애쓰는 환자가 많지 않나?
“아직 많은 환자가 임상시험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의사도 환자에게 임상시험 권하는 것을 주저하기도 한다. 물론, 언론 보도를 보고 내용을 깊이 보지도 않은 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임상시험에 참여시켜달라고 떼쓰는 환자도 있다. 그래서 주치의와 대화와 상의가 중요하다.”
"정리해서 질문하면 의사도 잘 설명해줄 것"
-우리나라 병원에서 바쁜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환자가 치료제에 대해 물으면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은 의사의 당연한 업무다. 환자는 묻는 것이 당연하며 미안하게 느낄 이유가 전혀 없다. 물론, 환자가 얼토당토않은 것을 중언부언해서 물으며 시간을 너무 많이 차지하면, 의사는 대기실의 환자들에게 부담을 느낄 것이다. 미리 꼭 물어야 할 것을 정리해 질문하는 것이 좋다. 환자가 자신의 부작용에 대해 얘기하거나 신약에 대해 제대로 묻는데 이를 회피하는 의사는 별로 없을 것이다. 만약 자신의 주치의가 그렇다면 다른 의사로 바꿀 것을 권한다. 대형병원의 유명 의사라고 환자에게 막 대하고, 환자의 목소리에 귀 닫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임상시험에 참여시켜달라고 요구하는 환자도 많은가?
“예전에 비해서는 늘었다. 그러나 요즘 항암제는 특정 암만을 과녁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서 해당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치의가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다른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받겠다며 떠나는 경우도 가끔 있다. 그러나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은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임상시험도 못받고 고생만 더 하기 십상이다.”
-어떤 사람은 임상시험 참여를 통해서 삶을 의미있게 연장하려고 노력하지만, 어떤 사람은 항암치료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현실이다.
“영화나 드라마가 만든 허상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암 환자는 고통 없이 조용히 세상을 떠나지 못한다. 항암치료의 목적 중 하나가 암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요즘은 많은 약이 표적을 좁혔기 때문에 부작용도 많이 줄었다. 어떤 사람은 항암치료 때문에 큰 고생을 해서 대체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암 때문에 생긴 고통일 가능성이 더 크다. 게다가 옛날에는 암 치료를 받으면 가계가 휘청였지만 지금은 치료비의 5%만 환자가 부담을 하는 데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면 그마저 내지 않으므로,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특히 고령인 환자 가운데 항암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삶을 연장하느니,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고 결정하는 사람이 많다고 들었는데….
“현실이다. 문제는 환자들 가운데 임종을 앞두고 고통 속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왜 그때 항암치료를 안 받았을까’하고 후회하는 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몸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항암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부작용이 강하든지 2, 3개월 뒤 검사해 효과가 좋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된다. 폐암을 비롯한 특정 분야의 암 환자들은 항암제가 듣지 않으면 다른 신약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고통을 줄이면서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허무맹랑한 정보에 넘어가지 말라"
장 회장은 서울아산병원 전임의를 거쳐 한림대 성심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소화기암과 혈액암을 진료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 프레드허친스병원, 뉴욕 웨일코넬암병원 등에서 연수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 회장을 연임하고 있으며 대한임상시험센터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KCSG 12대 회장을 맡으며 국책 과제와 정부 용역과제를 수주하고 위암·유방암 국내 전수 조사를 통해 RWE(Real World Evidence, 실제임상증거)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13대 회장도 맡았다.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엉뚱한 치료를 받는 사람도 많이 보겠다.
“그렇다. 몇 년 전에 국가적으로 소용돌이친 ‘개 회충제 파동’이 대표적이다. 개 회충제를 먹고 잠시 획기적으로 좋아졌다던 환자는 면역억제제 임상시험에 참여했는데 그 덕분일 가능성이 훨씬 커 보인다. 환자와 보호자는 암 투병 중 귀가 얇아져 온갖 정보에 흔들리곤 하는데, 그럴수록 합리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개 회충이 정말 몸에 좋으면 밤 새워 연구하며 좋은 치료법을 찾는 의사들이 먼저 권하지 않을까? 환자에게 그렇게 좋다는 데 왜 미국이나 유럽에선 안 쓸까? 간암 말기인데 채식으로만 나았다는 환자는 과연 그가 진행성 간암이었는지도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 초음파 치료에서 울긋불긋하게 나온 것을 암이 번진 것으로 오해했을 개연성이 크다. 인터넷에서 믿고 싶은 정보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따라 귀가 얇아진 환자에게 온갖 허무맹랑한 정보가 유혹한다. 사랑하는 가족이 신선한 재료로 만든 집밥을 뛰어넘는 ‘획기적 식품’은 없다.”
-인공지능(AI)의 발달과 함께 암을 정복하는 날이 성큼 다가올 것으로 예상하는가?
“그랬으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듯하다. 암은 노화와 관련된 병이기 때문이다. 특정 바이러스만 잡으면 되는 에이즈와는 다르다. 그러나 암울하게 여길 필요는 없다. 지금도 암으로 진단받은 사람의 70%는 완치된다.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덕분이다. 항암 치료 성과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으면 완치될 가능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의사와의 신뢰 유지와 합리적 사고다. 지금 투여받는 약이 듣지 않아 신약 임상시험을 받고 싶다면 의사에게 물어야 한다. 미리 정보를 알고 싶다면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홈페이지(www.kcsg.org)에서 검색할 수 있다.”
"임종을 앞두고 고통 속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왜 그때 항암치료를 안 받았을까’하고 후회하는 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허허허.. 임종 앞두고 '왜 그때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했을까' 이렇게 괴롭게 죽게됬으니 ㅠ 하고 후회하는 이는 더 많음. 아니, 후회할 시간도 의식도 없이 병원에서 줄 주렁주렁달고, 약물에 절어서 서서히 죽어간다. 주변정리나 가족과 인사할 새도 없이 맛이 가는 사람이 태반.
그냥 가겠다자나 좀 놔둬~~ 끝까지 뜯어먹으려고 세뇌하고 있네 진짜...
가족들 항암으로 고생을 너무 한걸 봐서 ㅠㅠㅠ 다른 암은 모르겠고 담낭암은 안하는게 맞는거 같더라 ..
친구가 2018년 담낭암에 6개월 시한부통고 받았으나 지금까지 연명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췌장때문에 당뇨로 음식조절등 고생해도 아침에 일어나서 하늘을 볼수 있는것이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항암을 하지마라고 권했었는데 꼭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항암 그렇게 힘들게 해도 안하는것보다 5개월 더 사는구나.
안하고 5개월간 생 정리하는게 훨 고통없이 좋습니다. 항암하면 몸이 맛가서, 주변 정리할 힘도 없어요. 주렁주렁 달고 병원에서 꽥..
"임종을 앞두고 고통 속에서 거친 숨을 내쉬며 ‘왜 그때 항암치료를 안 받았을까’하고 후회하는 이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허허허.. 임종 앞두고 '왜 그때 항암치료를 받는다고 했을까' 이렇게 괴롭게 죽게됬으니 ㅠ 하고 후회하는 이는 더 많음. 아니, 후회할 시간도 의식도 없이 병원에서 줄 주렁주렁달고, 약물에 절어서 서서히 죽어간다. 주변정리나 가족과 인사할 새도 없이 맛이 가는 사람이 태반.
적극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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