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불어나는 허리둘레…혹시 나도 ‘내장비만’ 일까?
건강검진을 받다가 ‘내장비만’이라고 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전체적인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은 훨씬 더 몸에 해롭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비만 체형인 사람은 물론이고, 말랐지만 배만 유독 나온 사람도 내장비만을 의심해야 한다. 내장비만은 안쪽 내장 사이를 커튼 모양으로 연결하고 있는 그물막에 지방이 많이 쌓인 상태이다. 내장 가까이에 지방이 축적돼 있기 때문에 혈관과 내장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친다.
◆ ‘내장지방’ 심하면 대사증후군 4배, 고혈압 고지혈증 2배 증가
내장지방은 혈액 속으로 지방을 흘려보내 심·뇌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유리지방산 같은 염증성 물질이 혈류를 타고 돌면서 혈관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 주변에 지방이 잔뜩 끼면, 장기가 압박을 받아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내장비만이 심해지면 대사증후군은 4.2배,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2배, 당뇨는 2.1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 대사증후군, 심장병과 뇌졸증 위험 30배 이상 증가
대사증후군인 사람은 심장병이나 뇌졸중에 걸릴 위험성이 건강한 사람보다 무려 30배 이상 높아진다.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는 내장비만, 고지혈증, 고혈압, 고혈당 등 네 가지다. 그 중 내장지방이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중년이 넘으면 질병 한두 가지 정도는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위험인자가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해 심각한 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 완경기 여성, 술 많이 마시는 사람 주의해야
완경기(폐경기) 여성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내장비만의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50대 전후 여성이 완경기가 되면, 지방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줄면서 복부에 지방에 쌓인다. 또한 노화현상으로 신진대사가 떨어지면서 장에서 흡수한 영양이 내장 사이사이 빈 공간에 머무는 현상이 가중되어 내장비만이 되기도 한다.
◆ 전체 체중보다 허리둘레가 중요
보통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쓰는 BMI(체질량지수)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 구한다. 하지만 BMI 진단 결과 정상으로 분류된 경우라도 실제로는 비만인 경우가 많다.
줄자를 이용해 간단하게 측정할 수도 있다. 배꼽 주위 허리둘레(가장 많이 나온 부분)를 측정하면 되는데, BMI지수가 25이상이면서 허리둘레는 남성 90cm이상, 여성은 85cm이상이면 비만으로 볼 수 있다. 정확한 검사를 원한다면 CT촬영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배가 전체적으로 둥글게 나오면 내장지방 가능성
살찐 배의 모양으로도 유추 가능하다. 윗배는 아닌데 아랫배만 볼록 나왔다면 피하지방이 쌓이고 있는 단계일 수 있다. 하지만 배가 전체적으로 둥글게 나왔다면 내장지방이 많이 쌓였을 가능성이 크다. 배꼽을 기준으로 윗배와 아랫배가 모두 많이 나오고, 뱃살까지 접힌다면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모두 쌓인 위험한 상태일 수 있다.
◆ 복부자가진단법과 내장비만 예방법
복부자가진단법은 천장을 보고 누워 가볍게 무릎을 세운 상태에서 배에 힘을 뺀 다음 양손으로 배꼽 좌우의 살을 잡아 비만 정도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살이 깊게 뭉텅이로 잡히면 피하지방형 비만, 피부만 잡히면 내장비만일 가능성이 크다.
내장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저탄수화물 위주의 식단과 함께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성인의 경우 하루 2리터 정도가 적정량이다. 내장지방을 제거하기 위해 주 3회 이상, 30분 이상의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하는데, 특히 ‘빠르게 걷기’가 내장지방을 효과적으로 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