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때 거대 유방암...남아공女 10년 후 한국서 제거 성공
10년 넘게 유방에 자라난 거대 종양으로 고생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젊은 여성이 고신대복음병원에서 종양제거수술을 받고 새 삶을 얻었다.
마시시 채피소(21세, Mashishi Tshepiso, 애칭 프라미스)는 12살 때 혹(종양)이 가슴 쪽에 자라는 것을 진단 받은 뒤 10년 가까이 마음고생을 했다.
프라미스는 “12세에 왼쪽 가슴에 혹이 자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당시 지역 병원에 진료 받으러 갔는데, 큰 병원에서 가보라고 했고 그 병원에서 수술을 권했다. 하지만 미신을 믿던 가족들이 수술을 만류해 수술을 받지도 못했다"고 했다.
종양은 처음에는 작았지만 나중에는 20cm 가까이 자라 괴롭혔다.
그런 그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두드림(Do Dream)’ 고신대병원 의료봉사팀이 지난 8월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레이스펠로쉽 교회로 무료 진료 봉사를 갔던 것.
이 교회 목사는 프라미스에게 “한국 의사들이 이번에 들어오는 데 진료를 받아보라”고 권유했고 유방외과 김구상 교수는 초음파로 검사해본 후 유방암으로 진단했다.
문제는 치료과정. 의료봉사팀은 프라미스가 남아공에서 수술 받는 게 어렵다고 인식했고, 고신대병원에 초청하여 수술해보자는 뜻을 모았다.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수가가 높은 외국인이 국내에서 수술 받기에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 오경승 병원장과 김영대 원목실장 등 두드림 의료봉사팀은 사비를 털어서라도 비용을 마련해보기로 결정했다.
그러는 와중에 프라미스는 보호자(사촌 산드라)와 함께 10월 6일 입국해 고신대병원에 입원했다.
오경승 병원장과 의대, 간호대 학생들은 장학금, 용돈 등을 기부했다. 수술도 김구상 교수가 맡았다. 12일, 김구상 교수의 종양 제거 수술과 박진형 교수(성형외과)의 유방 재건 수술이 이어졌다.
김 교수는 "종양이 컸지만 '경계성 엽상종양(암)'으로 조직검사 결과가 나왔다. 다행스럽게도 CT, MRI, 뼈 검사 결과 전신 전이는 없는 상황이지만, 재발하거나 전이될 위험은 남아 있어 계속 추적 관찰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수술 수 프라미스는 “10년 동안 가슴과 마음에 짓눌렸던 응어리가 한꺼번에 달아나는 기분이다. 기적과 같은 일이 나에게 벌어졌다”면서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프라미스와 보호자 산드라는 26일 저녁 비행기로 남아공 케이프타운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