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한다고 과일도 안 먹는다고?…“뭔가 잘못 알고 있네요”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사과와 오렌지, 바나나 등 과일
당분 함량이 높다는 이유로 과일을 피하는 것은 잘못된 다이어트 법으로 지적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이어트와 관련해 어떤 사람은 과일을 ‘가장 친한 친구’로, 다른 사람은 ‘최악의 적’으로 꼽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과일은 필수 비타민과 미네랄, 섬유질, 수분이 풍부한 영양 식품이지만 당분 함량 역시 높기 때문에 견해가 엇갈릴 수 있다”고 말한다.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종종 과일을 먹을 때 당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건 아닐까 우려한다. 실제로 망고, 포도, 바나나를 포함한 일부 과일은 천연 당(과당) 함량이 다른 과일보다 높다.

그러나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음료수 등에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액체 상태의 당분, 즉 액상 과당이다. 액상 과당은 옥수수 전분 유래 첨가 당을 말한다. 원래 옥수수 전분은 포도당으로 구성돼 있으나 효소를 첨가해 포도당 일부를 과당으로 변환시킨다.

과당은 지질 대사에도 영향을 미쳐 중성지방의 증가로 이어진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과당이 간으로 들어오면 미처 포도당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지방으로 바뀌어 간에 축적되거나 혈액으로 빠져나간다.

전문가들은 “과당이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는 것은 알코올과 똑같다”며 “술은 어느 정도 마셨을 때 몸에서 저항하지만 과당은 공복 호르몬인 그렐린, 포만감 호르몬인 렙틴, 인슐린을 자극하지 않고 계속 몸에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가 없기 때문에 결국 대사증후군, 지방간,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과일을 어떻게 먹어야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면서 다이어트에도 성공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과일과 체중 감량에 대한 오해를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바로 잡았다.

과일은 당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 할 때 절대 먹으면 안 된다?

과일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당분이 많이 함유돼 있어 몸에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건강식품업체인 ‘라이프 푸즈(Life Foods)’의 등록 영양사인 캐롤리나 마골리스는 “과일의 천연 당인 과당과 첨가 당이 들어있는 식품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과당은 다량으로 섭취할 때만 해로운데 과일을 통해서는 과도하게 섭취하기가 어렵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과일에 들어있는 당분의 양은 먹어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영양학자인 리마 파텔은 “과일은 또한 가장 영양가가 높은 식품 중 하나며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제 및 식이 섬유소와 같은 다양한 영양소를 제공한다”며 “또한 수분 함량이 높기 때문에 식욕을 관리하고 더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일에는 당분이 많이 들어 있지만 포함된 다른 모든 영양소 특히 섬유질은 소화를 늦추어 포만감을 유지해 체중 감량에 중요한 요소인 음식 섭취를 전반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과일에는 천연 당이 포함돼 있지만 영양학적 이점이 풍부하기 때문에 매일 식단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단 것이 먹고 싶을 때 사탕 한 조각, 가당 그래놀라 바 또는 케이크 한 조각 대신 과일을 먹는 것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과일은 탄수화물 함량이 높기 때문에 살을 찌게 한다?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있는 스포츠 영양사이자 등록 영양사인 록산나 에사니는 “과일에는 탄수화물이 포함돼 있지만 주로 식이 섬유에서 나오는 건강한 탄수화물”이라며 “식이 섬유는 건강한 장내 미생물군을 지원하고, 포만감을 더 오래 유지시키고, 규칙적인 배변을 촉진하고,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식단에 식이 섬유가 많을수록 체중 감량 노력에 더 좋으며 과일은 섬유질의 천연 공급원”이라며 “또한 탄수화물은 뇌와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신체 기능과 신체 활동을 지원하기 때문에 피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은 과일에 탄수화물이 포함돼 있다고 해서 과일을 끊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과일을 먹으면 포만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체중 감량 노력에 더 좋을 수 있으며 신체 활동 중에 더 많은 에너지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만약 살을 빼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과일 크기 즉 분량에 주의해야 한다. 어떤 과일들은 크기가 커 2인분으로 계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권고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에 1.5컵에서 2컵의 과일을 섭취하면 된다고 하는데 이는 약 300~400g 정도의 양”이라고 말한다.

과일을 혼합해 음료로 만들어 먹으면 섬유질이 파괴되고 영양소가 감소한다?

사과를 생으로 먹는 것보다 스무디(각종 과일과 요구르트 등을 함께 갈아 만든 음료)로 마시고 싶다면 그래도 괜찮다. 과일을 섞어 스무디로 만들어 먹는다고 섬유질이 파괴되거나 영양학적 특성이 바뀌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사실 과일을 혼합하면 산화에 노출되며 이렇게 되면 영양소가 손실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영양소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약 1시간이 걸리는데 스무디는 금방 마시기 때문에 영양소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들은 “과일을 혼합해 먹는 것은 더 많은 과일과 섬유질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며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은 과일의 섬유질은 특히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단, 스무디는 거의 씹지 않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과일을 통째로 먹는 것보다 포만감이 덜할 수 있으며 너무 빨리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속도를 늦추고, 단백질 파우더를 추가해 풍미와 포만감을 더함으로써 이를 보완할 수 있다.

공복에 과일을 먹으면 안 된다?

과일에 대해 또 다른 잘못 알려진 사실은 공복에 먹으면 위장에서 머물면서 부패해 다른 음식의 소화가 느려지고 가스, 복부 팽만감 및 소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마골리스는 “‘위장에서 썩는다’는 말은 완전히 틀렸다”며 “위는 산성도로 인해 자연적으로 과 증식을 방지하며 대부분의 미생물은 음식물을 썩게 만들 기회를 잡지 못한다”고 말한다.

사과와 감귤류와 같은 수용성 섬유질이 함유된 과일은 장에서 수분을 끌어당겨 젤을 형성해 소화를 늦출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나쁜 것이 아니다. 과일의 섬유질은 포만감을 느끼도록 돕고 식사 후 혈당 급증을 예방해 식욕과 체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포만감을 더욱 높이기 위해 과일을 그릭 요거트, 땅콩버터 또는 치즈와 같은 단백질을 같이 먹으라”고 권장한다. 이 식품들은 혈당을 더욱 안정시키고, 요구르트의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는 혈당 안정화와 배고픔 및 체중 감량 조절 호르몬 생성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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