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많이 하는 女...더 우울하다"
남성은 2~4회 음주에서 우울증 점수 가장 낮아
흡연과 음주는 한국의 젊은 성인의 우울한 기분과 독립적으로 관련이 있으며, 이는 여성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송찬희 교수(가정의학과, 황정원·은영미) 연구팀의 ‘우리나라 청년의 성별에 따른 음주 및 흡연 행태와 우울감의 상관성’ 논문에서다. 연구 내용은 ≪대한가정의학회지(Korean Journal of Family Practice)≫ 금년도 7월 호에 온라인 출판됐다.
이번 연구는 흡연과 음주가 청소년의 우울한 기분에 미치는 성별에 따른 독립적인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2016년, 2018년에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했다. 심각한 만성질환이 없는 19∼35세의 총 3391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환자 건강 설문지(PHQ-9)’를 사용하여 평가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나타낸다.
음주 빈도 분석 결과 한 달에 2∼4번 술을 마신 남성이 음주 빈도가 높거나 적은 사람에 비해 PHQ-9 점수가 가장 낮았다. 일주일에 4번 이상 술을 마신 남성의 PHQ-9 점수는 한 달에 2∼4번, 또는 일주일에 2∼3번 술을 마신 남성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에 반해 여성 중 음주를 전혀 하지 않은 여성에서 PHQ-9 점수가 가장 낮게 관찰됐다.
이 연구에서 현재 흡연 상태는 남성과 여성 모두 우울증과 관련이 있었고, 이 연관성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훨씬 더 강했다. 여성들 사이에서는 현재 흡연자들과 과거 흡연자들 모두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보다 PHQ-9 점수가 더 높았다.
흡연과 우울증 사이의 연관성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흡연은 스트레스 또는 심리적 고통에 대한 반응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스트레스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을 포함하는 반응성, 부정적 감정 및 생리적 반응성을 증가시킴으로써 니코틴 갈망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흡연은 일시적인 스트레스 감소 효과가 있지만 지속적인 흡연은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심화시키고 스트레스를 악화시킨다.
청소년 음주와 흡연, 우울감과 관련성 높아
한편 송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등록된 남녀 청소년(13∼18세) 1821명의 자료를 분석, 음주 및 흡연 습관이 청소년들이 느끼는 스트레스 및 우울감의 관련성을 조사해 ≪대한가정의학회지≫ 2018년 12월호에 게재했다.
이 연구에서 흡연은 남녀 모두 스트레스와 우울감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다. 음주는 남자의 경우 스트레스, 여자의 경우 우울감과 더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청소년은 ‘하루 흡연량’과 ‘(지난 한 달 동안) 흡연 일수’가 많을수록 자각하는 스트레스 정도도 비례하여 증가했다. 흡연량이 하루 한 개피 증가할수록 우울함을 느끼는 비율은 8%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량과 음주 경험 또한 높은 스트레스 자각과 관련이 있었으며 음주 경험이 있는 경우는 스트레스 점수가 9% 정도 더 높았다.
여자 청소년은 ‘하루 흡연량’이나 ‘흡연 일수’와 함께 ‘흡연과 음주 경험의 유무 자체’도 스트레스 및 우울감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지난 한 달 동안 흡연을 한 경험이 있는 여자 청소년은 경험이 없는 경우에 비하여 스트레스를 38% 정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한 번이라도 흡연 경험이 있는 경우도 평소 스트레스를 18% 정도 더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함을 느끼는 비율은 한 달 동안 흡연한 일수가 하루씩 증가할 때마다 6%씩, 하루 흡연량이 한 개피 늘어날수록 24% 증가하여 남자 청소년의 3배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