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이 뛰어논 창원 '꿈나무 체육대회'

21일 창원보조경기장에서 열린 '꿈나무 체육대회'의 하일라이트, 줄다리기. [사진=창원한마음병원]
줄다리기하는 아이들 손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영차, 영차~"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들 입에선 일제히 기합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마엔 땀까지 송골송골 맺혔다.

내내 팽팽하던 줄이 어느덧 한쪽으로 기우는가 싶더니, 한쪽에선 "와~"하는 함성이, 다른 한쪽에선 "아~"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창원한마음병원 열어온 '꿈나무 체육대회'... 올핸 21일 창원보조경기장에서 개최

21일 창원보조경기장. 오전 7시, 8시 전후부터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창원 일대 아동 보육시설기관 및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여기에 다문화 가족과 새터민 가족 아이들도 찾아왔다. 장애아동들과 취약계층 아이들도 모였다.

창원의 20개 봉사단체 회원들도 새벽부터 찾아와 대형 텐트를 치고, 먹거리 코너를 만들고, 또 체육대회 준비로 분주했다.

창원한마음병원이 해마다 여는 ’꿈나무 체육대회‘다. 올해는 적게 잡아도 2000명은 모인 듯했다. 그랜드머큐어앰배서더창원호텔, 시립마산요양병원 식구들도 준비와 진행을 거들었다.

덩치 작은 초등 저학년 아이들은 50m, 조금 큰 고학년 아이들은 100m 달리기로 체육대회가 시작됐다.

50m 달리기. 선수들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사진=창원한마음병원]

그 뒤로 줄다리기, 림보, 훌라후프 통과, 6인 7각 등 재밌는 ’명랑운동회‘ 이벤트가 줄을 이었다. 또 한쪽에선 그림 그리기 대회가 열렸고, 또 다른 한쪽에선 공예체험, 문신스티커 제작, 미니 스탠드 DIY 이벤트도 열리고 있었다.

특히 올해는 성산소방서 의용소방대가 CPR(심폐소생술) 체험 부스를 운영해 아이들도 가슴 압박 응급처치법을 배웠다. 언젠가 다른 사람의 생명도 구할 수 있는 기능을 익힌 것이다. 이들 중에 ’자랑스러운 시민상‘ 수상자가 앞으로 숱하게 나올 수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건 역시 먹거리 체험 부스. 어묵부터 닭고기꼬치, 슬러시, 콜팝 치킨, 붕어빵, 거기다 짜장면 코너까지′…. 여기엔 하루 종일 아이들 손님들로 가득 찼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시상과 경품 추첨 등으로 체육대회가 막을 내렸다. 불우한 환경 탓에 자칫 엇나가거나 소외되기 쉬운 아이들이지만, 이날만큼은 얼굴에 그늘 있는 아이는 없는 듯 했다.

“개원 이래 이런 행사를 꾸준히 열어온 건 이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 모든 아이가 동등한 기회를 얻고, 더 크고 넓게 성장하기 바란다”는 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 얘기에 고개 끄덕이는 아이들도 많았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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