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열쇠 될 '갈색지방' 연소 경로 발견
위고비의 비밀 규명과 새로운 비만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어
체온 유지를 위한 열을 생산하는 갈색지방을 활성화하는 정학한 신경경로가 발견됐다. 갈색지방을 활성화시키면 칼로리 연소를 돕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만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웹엠디(WebMD)’가 17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지방은 두 종류가 있다. 에너지 저장을 위해 배, 엉덩이, 허벅지 주위에 축적되는 백색지방과 추운 겨울에 체온 유지를 위해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갈색지방이다. 갈색 지방 세포에는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기관인 미토콘드리아가 훨씬 더 많아 칼로리 연소를 촉진한다. 에너지 연소가 많은 신생아와 겨울잠을 자는 곰에게는 갈색지방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UCLA 의대의 프리티 스리칸탄 교수(내분비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갈색지방이 활성화되는 방법을 알면 비만 및 대사관련 질환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 활성화 경로를 추적했다. 8구의 시체를 해부한 뒤 갈색지방이 가장 많이 축적된 쇄골 위 지방 패드에 있는 교감 신경 가지를 추적했다. 그 결과 갈색 지방의 신경이 눈 깜빡임과 일부 안구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 섬유 다발인 뇌의 세 번째와 네 번째 뇌신경으로 이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 사례 연구에서 이들 뇌신경이 손상되면 화학적 추적인자가 갈색 지방에 도달하는 것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신경 공급을 변경하면 갈색 지방 활동을 변화시켜 잠재적으로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비만 및 대사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스리칸탄 교수는 설명했다.
갈색 지방은 획기적 비만치료제로 각광받는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 위고비)와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의 작용기전과 연관성이 있다고 추론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포도당 섭취에 반응해 장과 뇌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라는 호르몬을 모방해 작용한다.
예일대 의대 바만 사무엘 교수(내분비학)는 “GLP-1 작용제는 설치류와 인간의 갈색 지방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뇌의 특정 부위를 활성화하여 간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리칸탄 교수도 이번 연구성과를 토대로 GLP-1 수용체 작용제와 갈색 지방의 연관성을 입증할 연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발견은 다른 새로운 치료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신체의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교감 신경계가 갈색 지방 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갈색 지방과 교감 신경계를 연결하는 정확한 경로를 밝혀졌다. 이에 따라 방대한 신경계와 연결된 심장과 위 같은 기관을 자극하지 않고도 해당 경로만 자극해 갈색 지방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됐다고 스리칸탄 교수는 설명했다. 그 방법으로는 약물 외에도 전기 자극 또는 온열 요법이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사무엘 교수는 “갈색 지방의 저장소는 대사적으론 매우 활동적이긴 하지만 용량은 적다”면서 “따라서 인간의 전신 에너지 균형에 대한 전반적인 기여도도 작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갈색 지방을 활성화하면 "전신 에너지 대사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신호를 활성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그 정확한 효과는 미지수로 남아있다고 그는 부연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9045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