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비염, COPD 환자는 가을이 무섭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다. 기상청은 설악산, 덕유산 등 일부 산간지역이 영하권 기온을 보이며 주말까지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짙어지고 있다. 지금부터 겨울까지 대기 중 상대습도가 점점 낮아지고 차가워진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것.
그런데 건조한 날씨는 우리 몸에 여러 영향을 준다. 상대습도가 낮아지면 코를 비롯해 기관지나 호흡기의 점액 분비 감소로 바이러스 등이 몸속에 들어왔을 때 방어막 기능이 떨어지거나 감기 독감에도 쉽게 걸린다.
특히 천식, 비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자는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동병원 호흡기내과 이규민 과장은 “계절 변화는 어쩔 수 없지만 활동하는 공간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건강한 가을을 보낼 수 있다”라며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는 기본이고, 호흡기 점막이 마르지 않고 섬모 기능이 원활하도록 습도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절과 상관없이 실내는 온도 12∼22℃, 습도 40∼60%일 때 쾌적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습도가 그보다 떨어지면 우리 몸도 건조해져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되거나 입술이 트고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워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습도가 너무 높으면 땀이 증발하지 않아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세균이나 곰팡이가 쉽게 번식해 아토피나 천식 등에 노출될 수 있다.
가을엔 실내 온도 19~23℃, 습도 50% 정도가 적당
봄·가을엔 19∼23℃ 온도에 습도 50%, 여름엔 24∼27℃ 온도에 습도 60%, 겨울엔 18∼21℃ 온도에 습도 40%가 적당하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온·습도계를 갖춰 늘 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가습기는 효과적으로 실내 습도를 높일 수 있지만, 관리엔 별도로 신경 써야 한다. 수돗물 사용 시 하루 전에 미리 받아둔 물을 사용하거나 한번 끓여 식힌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서 1m 이상 높은 곳에 설치하고 사람으로부터 최소 2m 이상 거리를 두고 적정 시간 동안만 사용하도록 한다.
사용 후 베이킹소다 등 천연재료를 활용해 씻으며 완전히 건조해야 한다. 가습기 사용이 부담스럽다면 솔방울, 식물, 숯, 젖은 빨래 등을 활용하도록 한다.
또 하루 3번, 10분씩은 환기를 해주며 실내 청소도 주기적으로 하도록 한다. 습도 관리와 더불어 수분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독감 예방을 위해 1년에 한 번은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다. 그리고 감기나 독감이 유행할 때엔 꼭 마스크를 쓰고,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