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도 '뱃살' 안빠지면...당뇨엔 도루묵, 어떻게하나?
허리 둘레, 음주 조절 등... 내가 관리 가능한 것에 온 힘 쏟아야
건강 검진에서 당뇨병 전 단계 판정을 받으면 걱정이 앞선다. 당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평생 관리해야 하고 눈, 콩팥, 신경, 심장, 뇌 등에 합병증 위험이 높다. 어떻게 하면 전 단계에서 ‘멈춤’이 가능할까? 어떤 생활 습관이 필요할까?
무조건 체중 감량?...“뱃살(허리 둘레)부터 줄이세요”
당뇨병 전 단계에서 벗어나려면 체중보다 뱃살(복부 지방)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논문이 발표됐다. 최근 국제 학술지 ‘랜싯(Lancet)-당뇨병·내분비학’에 전 당뇨에 해당하는 유럽인 1105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음식 조절,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건강 상태를 살펴본 결과, 체중이 최소 5% 이상 감소한 사람 가운데 일부는 당뇨 전 단계 상태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유를 분석해 보니 당뇨 전 단계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뱃살이 더 크게 감소했다. 복강과 장 주위를 둘러싼 복부 지방은 염증 반응을 일으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분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중 감소와 함께 뱃살이 빠진 사람들은 2년 후 당뇨병 발생률이 73% 낮았다. 살을 빼더라도 뱃살을 줄이지 못하면 당뇨병 위험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내가 관리할 수 있는 것에 온 힘 쏟아야... 허리 둘레, 흡연, 음주 등
당뇨병 전 단계인 경우 대사증후군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매년 당뇨병 전 단계의 8% 정도가 당뇨병으로 진행한다. 어떤 사람이 당뇨병에 잘 걸리는지 살펴보면 무엇이 위험 인자인지 알 수 있다. 나이, 당뇨병 가족력, 고혈압, 허리 둘레, 흡연, 음주 등이 있다. 특히 허리 둘레, 흡연, 음주 등은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허리 둘레는 뱃살과 관련이 크다.
전체 식사량-비계-가공식품 줄이고 vs 채소-통곡물-해조류 많이
생활 습관 개선(식사, 운동)을 통해 당뇨병 전 단계에서 당뇨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1) 전체 식사량(총 열량)을 줄여서 체중 및 뱃살 감소를 유도한다. 체중을 5~7% 줄인다. 2) 지방 섭취량을 전체 열량의 25% 이하, 특히 고기 비계-가공식품에 많은 포화지방을 10% 이하로 줄인다. 3) 채소-통곡물-해조류(미역 등)에 많은 식이섬유를 식사 1000 kcal 당 15 g 이상 충분히 먹는다.
뱃살, 혈당 줄이는 방법은?... “먹었으면 움직이세요”
운동이 빠질 수 없다. 중강도(빠르게 걷기 등 약간 숨이 찰 정도) 이상의 운동을 최소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150분 이상 하면서 음식으로 들어온 열량을 소비해야 한다. 허벅지 등에 근육이 없으면 열량이 많이 남기 때문에 근력 운동도 중요하다. 무릎 상태가 좋으면 스쿼트를 자주 하고 발 뒤꿈치 들기 운동을 반복하는 게 좋다. 식후 30~40분 지나 혈당이 치솟을 때 몸을 움직여야 혈당이 내려간다. 매년 1회 정도 혈당 검사를 통해 당뇨병 진행 여부를 살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