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니 깨먹은 우리 아이... '유치'니까 그냥 놔둬?

A 씨는 지난해 추석을 떠올리면 한숨부터 나온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손자를 보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고향을 방문했던 그는 앞마당에서 놀다 넘어져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매우 놀랐다. 아이의 앞니가 깨지고 심하게 흔들렸지만, 시골이어서 당장 치료를 받기도 힘든 상황.

다음날, 인근 도시까지 넘어가 치과 치료를 받았지만 “유치 빠지고 영구치 나올 때까지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해서 그 후로는 늘 신경이 쓰인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아가 부러지거나 빠지는 ‘치아 외상’은 성인은 발생률이 낮지만 어린이들에겐 흔하게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

일반적으로 출생 후 6개월부터 유치가 나기 시작한다. 유치는 위아래 10개씩 총 20개다. 만 6세부턴 유치가 빠지기 시작하고 영구치가 나오면서 치열이 완성된다. 영구치는 사랑니를 포함해 위아래 합해 모두 32개다.

그런데 유치는 “어차피 빠질 이(齒)”라고 해서 자칫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유치는 유치대로 다 역할이 있다. 음식을 씹어 소화 흡수를 촉진하는 것부터 좋은 발음과 말하는 습관에 영향을 준다. 친구들 관계에서 자신감을 느끼게 하는 등 심미적 기능까지 있다.

유치는 유치대로 역할이 있다

유치는 자연 탈락하기까지 영구치가 바르게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능도 한다. 또 유치가 다칠 때 치주조직까지 손상되는 것도 흔하다. 눈으로 보기엔 별 이상이 없어 보여도 차츰 변색하는 때도 있다.

치아 뿌리 끝이 손상된 경우라면 영구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치과에선 이런 경우, 유치가 탈구된 공간에 유지 장치를 끼우는 등의 처치를 하게 된다.

만일 영구치가 완전히 빠져버렸다면, 치아 보존을 위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환자를 안정시킨 후, 치아를 탈구된 부위에 끼워 넣도록 한다.

이때 치아 뿌리는 될 수 있으면 만지지 않도록 하며, 치아가 오염되었다면 식염수, 우유, 환자의 타액 등을 이용해 부드럽게 헹군 후 탈구된 부위에 끼워준다. 그다음, 손수건이나 거즈를 물어 고정하도록 한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우유, 식염수 등을 보관 용기에 함께 넣어서 치과에 가도 된다. 치아를 삼킬 가능성이 없는 경우라면 입안에 넣어 치아가 공기에 건조되는 것을 예방한다.

대동병원 치과 장지현 과장은 “치아 외상이라고 하면 치아만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치아를 지지하는 치주조직인 치은, 치조골, 치주 인대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보호자가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은 후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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