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축증 앓던 아기, 20억 원짜리 약 맞았다
척수성 근위축증(SMA, Spinal Muscular Atrophy).
근육이 점차 위축되어 정상적인 움직임이 불가능한 병이다. 운동 신경세포의 유전자(SMN1) 돌연변이로 생긴다. 갓 태어난 영유아 또는 어린이에게 나타나는 신경·근육계 희귀유전질환의 하나다. 부모는 멀쩡해도 이들 사이에 태어난 아기에겐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진행되면서 근력 저하 및 마비가 나타나고, 운동 발달 지연은 물론 음식물을 삼키는 단순 활동도 어려워진다. 그래서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들어가기도 한다.
양산부산대병원 공주현 교수(소아청소년과)에게 치료받던 아기 환자도 그랬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리쪽 근력 저하 및 발달 지연으로 병원에 찾아왔다. 이 아기는 출생 이후 3~4개월 무렵부터 다리를 들지 못했고, 발달 지연으로 뒤집기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 결국 ‘척수성근위축증’으로 진단이 내려졌다. 선천성 희귀질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치료제가 나왔다는 것. 노바티스 ‘졸겐스마’. 평생 단 1회 투약으로 희귀유전질환인 척수성근위축증(SMA)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한번 투약하는데 20억 원이나 드는 초(超)고가약. 맞고 싶어도, 누구나 맞을 수는 없다. 건강보험에선 아주 까다로운 기준에 맞는 환자에게만 보험을 적용해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 아기 환자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 이에 따라 최소 87만 원, 최대 780만 원(2023년 기준)만 보호자가 부담하면 됐다. 마침 양산부산대병원엔 이 약이 있었다. 부산 경남 울산에선 처음이자 유일, 전국 병원 차원에선 6번째로 이 약을 구비했다.
양산부산대병원, 부울경 처음으로 노바티스 '졸겐스마' 구비
이에 따라 공 교수는 19일 오전, 이 아기 환자에게 정맥주사로 이 약을 투여했다. 척수성 근위축증으로 진단을 받은 지 1개월 만이었다.
공주현 교수는 20일 “이 약을 직접 투여하기는 전국에서 15번째”라며 “전공의(레지던트)로 일하던 시절, 같은 진단을 받은 환자에겐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라며 안타까운 마음뿐이었는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이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했다.
한편, 양산부산대병원은 전국 12곳의 희귀질환 권역별 거점센터 중 한 곳으로 2023년 4월에는 질병청에서 평가한 ‘2022년 희귀질환 권역별 거점센터 자체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