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백발’ 막는 법?... "달리면 노화는 천천히 온다" (연구)
달리기 하는 노인들은 젊은이들과 에너지 소비 효율 비슷
고려 후기의 문신이었던 우탁은 늙어가는 것에 탄식하며 “한 손에 막대 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라며 탄로가(백발가)를 읊었다. 이 시조처럼 늙음을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현대 과학은 늙는 것을 늦추고 젊음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데 이중에 나이 들어서도 꾸준히 달리기를 하면 노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노년기에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면 달리기가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대와 캘리포니아폴리테크닉주립대 공동 연구팀은 30명의 노인들을 상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남녀 15명씩 30명의 건강한 참가자를 모집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9세이고, 6개월 이상 일주일에 3일간 규칙적으로 달리기를 하거나 걷기를 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들의 건상 상태를 체크한 뒤 체력을 측정할 수 있는 트레드밀에서 걷도록 했다. 트레드밀 스피드는 시간당 1.6마일(2.57㎞)과 2.8마일(4.5㎞), 3.9마일(6.28㎞) 등 3가지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트레드밀에서 걷기를 하는 동안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생산량도 측정했다. 아울러 비슷한 조건에서 트레드밀 실험에 참가했던 젊은이들 및 앉아서 주로 생활하는 노인들의 에너지 소비량과 연구 참가자들의 에너지 소비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정기적으로 달리기를 한 참가자들이 걷기를 한 이들보다 트레드밀에서 더 잘 걸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달리기를 한 노인들이 트레드밀에서 소비한 에너지는 20대가 소비한 에너지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평소 달리기를 한 노인 그룹과 걷기를 한 노인 그룹 간에 생체 역학적 차이는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트레드밀에서의 걷기 결과에 차이가 난 것은 근육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가 증가하고 미토콘드리아는 힘의 원천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그런데 바로 근육이 탄탄해지면 미토콘드리아도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로저 크램 콜로라도대 교수(생리학)는 “달리기는 최소한 에너지 효율 측면에선 젊음을 유지시켜 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Running for Exercise Mitigates Age-Related Deterioration of Walking Economy)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