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살 안 찌는 다이어트...“000세포에 답있다"
국내 연구진, 뇌 별세포 역할 집중 규명...표적 신약 "내년 임상 돌입"
원 없이 먹으면서 체중 감량이 가능한 유쾌한 다이어트 방법이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특정 뇌 신경세포가 관장하는 '지방 대사조절'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해낸 가운데 차세대 비만 치료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러한 과정을 표적으로 하는 국산 신약이 본격적인 임상 평가를 앞두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단장 이창준)이 진행한 최신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이자 세계 3대 학술지인 ‘네이처 메타볼리즘’ 온라인판 2023년 8월 31일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공복감과 체내 에너지 균형을 담당하는 뇌의 측시상하부에 위치한 별모양의 반응성 '별세포(astrocyte)' 역할에 주목했다. 세포의 수와 크기가 증가한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MAO-B)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면, 뇌 측시상하부에서 억제성 신경물질인 ‘가바(GABA)’ 효소의 분비가 줄게 된다. 이에 특정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지방조직에 열 발생이 촉진되고 체중 감소가 일어났다는 평가다.
여기서 특이적으로 활성화되는 신경세포가 연구진이 처음으로 발견한 신경세포 군집 '가브라5(GABRA5)'다. 해당 군집과 관련해선, 이미 동물실험에서도 연관성 근거가 밝혀졌다. 비만 쥐 모델에서는 GABRA5 신경세포의 주기적 발화(열 발생 현상)가 현저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다시 말해 측시상하부의 GABRA5 신경세포의 활성이 억제된 경우 지방조직의 열 발생이 줄어 체내 지방 축적이 늘고 체중이 증가했다. 반면 GABRA5가 활성화되면 체중이 감소한 것이다. 결국 GABRA5 신경세포가 체중 조절의 핵심 열쇠로, 지방 대사조절에 있어 뇌의 별세포가 GABRA5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면 가바 분비가 줄어 GABRA5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 또 지방조직의 열 발생을 촉진함으로써 식사량 조절 없이도 체중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반응성 별세포의 마오비 효소가 비만 치료에 효과적인 표적 물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해당 기술은 본격적인 임상평가 단계에 진입했다. 연구진은 2019년 선택적·가역적 마오비 억제제 'KDS2010(실험물질명)'을 뉴로바이오젠에 기술 이전을 통해 임상 1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24년 임상 2상 평가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 앞서 비만 쥐 모델의 동물실험에선, KDS2010을 투여한 경우 식사량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방 축적 및 체중을 줄이는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연구팀은 "시상하부를 표적한 기존 비만 치료제들은 식욕 조절과 관련된 신경세포에만 집중한 측면이 있지만, 이에 극복 방안으로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 주목했고 반응성 별세포가 비만의 원인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