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마시고 몸속 염증 세척?"... 해외 챌린지 왜 이러나?
붕사를 물에 타 먹는 틱톡 챌린지... 검증되지 않은 방법에 우려
몸속의 염증도 세제를 마시면 세척이 된다는 뜻일까? 언뜻 보면 '장기를 세척한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장기 설거지' 챌린지가 해외에서 유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세제 성분을 마시면 신체 통증과 염증을 완화하고 뼈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헬스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세제 분말을 이루는 붕사(borax)를 물에 타먹는 방법으로 실제로 이런 말을 믿고 사람들이 세제를 마시는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관심을 받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방법으로 무분별한 도전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질타도 쏟아지고 있다. 함부로 믿어서는 안될 가짜 정보다.
틱톡 등 숏폼 영상에는 붕사 한 꼬집을 물에 타 음료수처럼 마시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붕사 가루가 붕소(boron)라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것으로 인해 세제를 마시는 것이 염증 감소와 뼈 건강 개선, 관절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붕사는 무색의 결정성 가루로 사붕산나트륨을 말한다. 냄새는 없고 특이한 짠맛이 있으며 물에 녹는 성질을 갖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얼룩 등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가정의 세척 제품에 사용된다. 급성 독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안전한 화학물질이라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서 많이 접할 수 있어 과다노출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미국 미시간 대학 의료기관의 라마니 박사는 붕사를 섭취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고 전했다. 붕사는 붕소가 아닐뿐더러, 붕소 역시도 명확한 생물학적 효과나 기능이 확인되지 않아 인간에게 필요한 필수영양소로 분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붕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음식이나 음료로 소비되도록 승인을 받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붕사를 잘못 섭취하거나 다량 섭취하게 되면 급성 중독으로 인한 신부전, 장기 손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 메스꺼움, 구토, 피로감, 가려움, 피부 발진, 발작, 소변량 감소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며 발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은 붕사 분진을 마시면 호흡기 계통에 문제가 생길 수도있다. 심한 경우 병원에 입원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독소를 제거하기 위한 투석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라마니 박사는 “붕사를 섭취했을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의료 전문가를 찾거나 응급실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문가와 상담하지 않고 소셜 미디어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무분별하게 따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 기사 도움 : 최혜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