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까지 4개월"... 죽은 후 우리 몸에선 어떤 일이?
시간에 따라 몸이 변한다...생물학적 죽음에 따른 몸의 변화
자연재해와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로 우리는 최근 많은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목격했다. 그런 죽음 앞에서 겸허히 한 번쯤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 본적도 있을 것이다. 죽으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생겨난다. 죽음 이후 어떤 세계가 존재하는지 알 수 없지만, 우리 몸이 죽은 후에 어떻게 변하는지는 알 수 있다. 죽으면 우리 몸은 어떤 과정에 의해 '사라지는 것'일까?
먼저 '죽었다’는 것은 생명활동의 영구정지 상태를 말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생명과 같이 죽음 또한 일련의 과정으로 이뤄지며 두 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죽음의 첫 번째 단계는 임상적 죽음이다. 숨이 멎고, 심장박동이 멈추면서 온몸에 혈액 순환이 끊기는 것을 말한다. 이 단계는 4-6분간 지속되며, 의식 회복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염두에 둘 수 있다. 아직 뇌에는 산소 공급이 이뤄지고 있어서 뇌의 영구적 손상이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장이나 눈과 같은 다른 일부 기관들도 아직 살아 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죽음의 두 번째 단계는 생물학적 죽음이다. 급기야 뇌의 산소 공급이 멈추고, 신체 세포들과 기관들이 점차 죽어가는 과정이다. 즉 뇌의 모든 신경과 신체의 모든 조직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괴사하는 완전 사망을 말한다. 임상학적 죽음 단계인 호흡과 순환의 정지에 이어 동공확대와 광 반사 소실을 시작으로 1시간 정도가 지나면 심장, 신장, 폐 등이 서서히 괴사한다. 2시간 이후에는 간 등의 기관도 점차 괴사하고 수 시간 내지 수일에 이르러서는 피부가 썩는다. 생물학적 죽음에 따른 몸의 변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몇 초 내(Seconds)
① 뇌 활동이 급격해지다가 멈춘다.
② 체온이 서서히 떨어진다. 주변온도에 이르기까지 시간당 -16.8℃씩 감소한다. 결국 몸 온도는 주변 환경 기온과 일치하게 된다.
△ 몇 분 내(Minutes)
③ 산소부족으로 세포들이 죽으면서 부패가 시작된다.
△ 몇 시간 내(Hours)
④ 시체가 딱딱하게 변하는 사후경직이 시작되며 약 36시간동안 지속된다. 우선 얼굴과 목 부분에서 몸이 굳어진다. 굳어짐은 몸의 중심부로 진행되고 점차 팔과 다리, 그리고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외부로 확산된다.
⑤ 근육이 이완되면서 체내 오줌·대변 등 배설물들이 나온다. 근육이 이완되면 장기와 방광에 가해진 압력이 풀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망 시 배변과 소변을 보게 된다.
⑥ 피부가 쪼그라들어 머리카락·손톱이 자라나는 것처럼 보인다.
⑦ 혈액 감소로 창백해지고 피부에 붉은 얼룩이 생겨난다. 이는 중력에 의해서 혈액을 아래쪽으로 끌어당기는 힘에 의한 것이다. 혈액이 모이는 곳에 따라 피부가 자색빛-빨갛게 보인다.
△ 며칠 내(Days)
⑧ 내장 효소(Enzymes)가 신체 피부막을 소화시키면서 몸이 녹색 빛을 띠기 시작한다.
⑨ 단백질 부패성분 푸트레신·카다베린이 배출되면서 시체부패 악취가 난다.
△ 몇 주 내(Weeks)
⑩ 벌레·구더기들이 생기며, 보통 이들은 1주일 내 시체의 60%를 먹어치운다.
⑪ 박테리아의 번식으로 시체가 점점 보라색에서 검정색으로 변한다.
⑫ 머리카락 등 체모가 모두 빠져나간다.
△ 몇 개월 내(Months)
⑬ 신체 세포조직들의 부패가 진행되면서 갈수록 뼈만 남게 된다.
⑭ 만약 시체 온도가 10℃에 있다면, 세포조직 분해는 해골이 될 때까지 4개월 정도 걸린다. 기온이 더 높다면 부패 속도는 더 빨라진다.
죽은 시체의 냄새가 그토록 지독한 이유
이렇게 일련의 과정에서 죽은 사람의 몸이 배출하는 악취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역겹다. 인간의 몸이 부패해 나는 냄새는 보통 400가지 이상의 휘발성화학물질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물질들은 대부분 신체 조직을 가스나 염(salts)으로 분해하는 박테리아의 활동에 의해서 생성된. 이 중 가장 심한 악취의 원인은 단백질 부패성분인 카다베린(cadaverine)과 푸트레신(putrescine)이다.
1885년 독일의사 루뒥 브리거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이 두 물질은 각각 아미노산 라이신과 메티오닌이 잘게 분해되면서 나오는 성분들이다. 인간 몸에 존재하는 5가지 에스테르(Esters)의해서도 시큼하면서도 역겨운 냄새가 혼합되어 나온다. 에스테르는 유기산이나 무기산이 알코올에서 탈수에 의해 생기는 화합물이다. 개구리부터 돼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에서는 약 26가지 종류가 발견되며, 과일이 썩을 때도 이 에스터스가 나와 그 냄새를 결정한다.
죽은 후 머리카락과 손톱이 자라는 것은 아니다
생물학적 부패 과정에서 수 시간이 지나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손톱과 머리카락이 ‘자라난다’는 것이다. 손톱이 긴 미라가 연상될 테지만 정말 죽어서도 손톱이 계속 자라난 것일까? 피부 아래에 머리카락 여포(follicle)와 손톱 염색체막(matrix)은 우리의 몸이 죽은 뒤에도 유일하게 세포가 아직 살아있는 부분이긴 하다.
그러나 머리카락과 손톱이 실제로 자라기 위해서는 신체 호르몬 조절에 의해 단백질과 오일 등의 성분들이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자랄 수는 없다. 탈수로 인해 몸 전반적인 부피가 줄어들면서 손톱과 머리카락이 더 길어 보이는 것뿐이다.
◆ 기사 참고 :
1. Cleveland Clinic / ‘What happens when you die’
2. verywell health / 'What Physically Happens When You Die?'
3. Livescience / 'What happens when you d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