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치민다!"...나도 충동조절장애일까?
충동으로 인한 분노, 화를 없애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
최근들어 늘어난 묻지마 범죄에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했고, 4일에는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에서 흉기를 들고 배회하던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심지어 같은 날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남성이 40대 교사를 흉기로 찌르고 도주하다 경찰에 검거됐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분노나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표출하는 ‘충동조절장애’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충동조절장애는 충동으로 인한 분노, 화를 없애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이다. 간헐성 폭발장애, 병적 방화, 병적 도벽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충동조절장애는 환자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지나친 의심, 공격성, 폭발성을 보이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 형성이 어려우며, 잠정적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빡빡한 사회 분위기, 경쟁 사회, 자기중심적 성장 환경 등이 젊은 층의 충동조절장애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이들은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고 본인과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가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충동조절장애는 단순히 공격적인 행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병적 도벽(절도광)은 필요한 물건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단지 훔치고자 하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물건을 훔쳐서 만족을 얻는다. 병적 방화(방화광)에서는 뚜렷한 동기 없이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반복적으로 불을 질러 불타는 것을 보고 긴장이 완화되고 희열을 느끼는 경우다.
병적 도박에서는 도박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여 지속적으로 도박에 빠지며, 결국에는 실직, 파산, 이혼에 이르고 자살률도 매우 높다. 발모광에서는 자신의 털을 뽑으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한다. 이외에도 성행위, 자해, 인터넷 사용, 쇼핑 등에 대한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거나, 손톱을 자주 물어뜯거나, 반복적으로 피부에 상처를 내는 등 다양한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한편, 삼성병원이 제시한 충동조절장애 자가진단법은 다음과 같다. 본 테스트는 자가진단법이기에 구체적이고 정확한 진단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쳐 진단받는 것을 추천한다. ▲ 1~3개 : 어느 정도 충동 조절 가능 ▲ 4~8개 : 총동 조절이 조금 어려움 ▲ 9~12개 : 감정 조절이 어려워 전문의와 심리상담 필요
-성격이 급하고 쉽게 흥분하며 금방 화를 낸다
-온라인상의 게임, 가상현실 속에서도 내 맘대로 되지 않아 화가 난 적이 여러 번 있다
-분노를 조절하기 어렵고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잘한 일을 칭찬받아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화가 난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꼭 짚고 넘어가야 하며, 이로 인해 트러블이 생긴다
-화가 나면 타인에게 폭언, 폭력을 가한다
-분노가 극에 달해 운 적이 있다
-잘못에 대한 책임을 타인에게 돌려 탓한 적이 있다
-화가 나면 주위의 물건을 집어 던진다
-다른 사람이 나를 무시한다고 느끼고, 억울한 감정이 자주 든다
-화를 조절하지 못해 중요한 일을 망친 적이 있다
-일이 잘 안풀리면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편이다
전문가들은 자가진단을 통해 충동 조절이 조금 어려운 단계가 나왔다면 감정 조절을 위해, 소리 내서 울기나 편지나 일기 쓰기 등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눈물은 스트레스에 의한 카테콜아민을 배출시켜 마음에 안정을 주며, 분노할 때의 감정을 글로 옮기면 객관적으로 감정을 파악할 수 있어 통제력을 생길 수 있다.
충동조절장애 예방을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갈등 조정, 분노 조절 등의 인성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충동조절장애가 심각한 범죄로 나타나기 전에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