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냄새가 안 나네?...후각 이상이 알려주는 질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향긋한 냄새는 편안하고 안락한 기분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냄새가 항상 이처럼 사람을 위로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건 아니다. 쾌쾌하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 느끼거나 아예 냄새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후각 이상 증세로는 존재하지 않는 냄새를 맡는 ‘환취증’, 과거 맡았던 냄새와 다르게 인지하는 ‘착후각’, 냄새를 제대로 못 맡는 ‘후각 감퇴’, 후각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후각 소실’ 등이 있다. 이 같은 증상은 특정한 질환과 관련돼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 건강·의료 매체 ‘프리벤션’에 따르면 후각 이상은 다음과 같은 질병과 연관성이 있다.
◇알츠하이머병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팀이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왼쪽 콧구멍과 오른쪽 콧구멍을 번갈아가며 막고 땅콩버터 냄새를 맡도록 했다. 그 결과 왼쪽 콧구멍으로 버터 냄새를 감지하지 못한 참가자들이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 콧구멍의 후각 기능을 상실했다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징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은 증상은 알츠하이머병의 일반적인 진단 기준을 충족하기 전부터 나타나기 때문에 좀 더 일찍 알츠하이머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징후다.
◇파킨슨병
냄새를 제대로 맡으려면 코는 물론 뇌 기능도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코의 윗부분에는 후각 신경세포가 있는데, 냄새를 지각하게 되면 이 신경세포가 냄새가 들어왔다는 메시지를 뇌에 전달한다.
부엌에서 끓는 찌개 냄새, 배기가스에서 나는 매캐한 냄새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뇌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과 마찬가지로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이 후각 이상을 일으키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사실이 아니라는 의미다.
◇고혈압
고혈압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는 짜게 먹는 식습관이다. 소금 섭취량이 늘어나면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져 후각 기능 역시 점점 손상을 입게 된다. 맛을 좌우하는 요인의 90%는 후각에 달려있다.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는 냄새를 맡는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처럼 후각이 나빠지면 음식 맛을 제대로 못 느껴 식습관이 나빠지고, 그로 인해 고혈압 위험률이 더욱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비만, 당뇨병
음식의 향과 맛을 잘 못 느낀다면 많이 먹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이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게 된다. 과식하는 습관이 생겨 과체중 혹은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제2형 당뇨의 위험률을 높인다.
◆후각 기능 떨어졌다면 무조건 걱정해야 할까?
예전보다 냄새를 잘 못 맡는다고 해서 무조건 겁낼 필요는 없다.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나이가 들면 누구나 후각 기능이 조금씩 떨어진다. 후각 기능에 이상이 있다고 느낄 땐 일단 3개월 정도 상태를 지켜보고 지속적으로 후각 상태가 나쁘다고 판단될 때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