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온도 35도↑' 한낮 농사일 피해야... 온열질환 사망 11명↑
집중 호우가 끝나고 곧바로 찾아온 폭염에 올해 온열질환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특히 한낮에 농사일을 하던 고령층에 온열질환 사망자가 집중해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와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장마 후 첫 주말이었던 29~30일 온열질환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원만 11명에 달했다. 온열질환자 전체 수는 지난해(1017명)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사망은 4명 증가했다.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5월 20일부터 지난 28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015명이다. 특히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 동안에는 25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26일 46명, 27일 65명, 28일 71명, 29명 73명 등이다.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이 27.3%였고, 50대가 20.7%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79.0%, 여성 21.0%였다. 장소는 실외가 81.7%, 실내가 18.3%였다. 실외는 작업장(32.7%) 논밭(13.9%) 순으로 많았다.
발생시간은 10시에서 12시 사이가 17.8%로 가장 발생률이 높았고, 15~16시(13.1%), 14~15시(10.5%)가 그 뒤를 이었다.
대체로 논이나 밭에서 일하다 폭염에 따른 열사병으로 쓰러진 경우가 많았다. 특히 경북에서는 6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집중됐다. 29일 경북 경산시 자인면에서 70대 남성이 사망했고, 같은 날 문경시 영순면에서 80대 여성이 숨졌다. 또 김천시 농소면, 상주시 이안면에서도 각각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30일에는 예천군 감천면 관현리의 한 풀밭에서 80대 노인과 문경시 마성면에서 90대 노인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이외에 경남에선 29일 밀양시에서 50대 남성, 남해군에서 80대 여성 등이 농사일을 하다 사망했다. 경기도에서도 29일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양평군 양서면 한 옥수수 밭에서 일하던 90대 여성과 안성시 대덕면 한 밭에서 일하던 80대 남성 등이다.
이는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 504곳의 참여를 통해 집계되는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른 것으로, 향후 변동할 수 있는 잠정자료다.
기상청은 당분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3∼35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날 서울, 인천, 광명, 김포 장기 등 수도권 4곳을 비롯해 강원, 충청, 전라, 경상, 제주 등 21개 관측지점에서 열대야가 관측되고 있어 한낮뿐 아니라 밤에도 온열질환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 어린이, 노약자, 임신부 등 노약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 시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외출·활동을 자제하며 시원하게 지내는 건강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고,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하므로 술과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도록 한다.
심뇌혈관질환, 고혈압·저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더위 때문에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하고,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