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失明),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2023' 특별코너 ⑤수정안과 박선호 진료원장

최근 서울대병원 안과 연구팀은 “실명 진단을 받으면 자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황반변성의 자살 위험도가 각각 1.09배, 1.40배, 1.20배 증가한다는 것이다.

특히 “실명 질환 환자는 최초 진단 후 3~6개월째 자살 위험도가 5배로 높았다”고도 했다. 자살을 떠올릴 만큼 실명의 타격은 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그런데, 시력을 잃는 실명이 이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느닷없는 사고로 눈을 잃는 것 외에 이미 50~60대 성인들에겐 당뇨망막병증이, 60대 이후 노인들에겐 황반변성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소리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병에 걸리는 연령대가 차츰 낮아지며 이젠 나이 젊다고 안심할 일도 아니다. 어린이들조차 예외가 아니다.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 선진국들도 그렇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까진 백내장 등 '각막' 질환이 가장 큰 원인이었지만, 그 이후엔 황반변성 등 '망막' 질환들이 1위로 떠올랐다. 망막 질환은 선진국형 질환이다.

망막은 안구의 가장 안쪽에 있는 얇고 투명한 신경막. 카메라에 비유하자면 필름에 해당한다. 여기에 맺힌 정보가 뇌에 전달되어 사물을 볼 수 있다.

그 망막에 병이 생기면 눈은 떴지만, 바로 앞사람도 알아볼 수가 없다. 특히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망막박리가 가장 위험하다. 3대 망막 질환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백내장 녹내장은 잘 알아도, 이들은 잘 모른다는 것.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탓에 단순한 ‘노화(老化) 현상’쯤으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부산 수정안과 박선호 진료원장은 “망막에 문제가 생기면 시력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최악의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실명의 3대 원인으로 꼽히는 질환 중에 두 가지가 바로 망막 질환”이라 했다. "실명이 남의 일이 아니라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선호 진료원장. [사진=수정안과]

가장 위험한 3대 망막질환에 대해 알아보자.

- 황반변성

황반은 망막 중심부위로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한다. 여기에 노화 등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게 황반변성이다. 특히 50세 이상 인구의 실명 원인 1위다. 한쪽 눈에 생기면, 머지않아 다른 쪽 눈에도 생긴다.

박 원장은 “처음엔 사물이 흐릿하거나 눈이 침침한 정도에 그치지만, 차츰 시야의 중앙 부분이 구부러져 보이는 ‘변시증’이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시야의 한가운데가 가려 보이는 중심 암점이 나타난다”고 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특히 담배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외선 노출이나 혈중 콜레스테롤, 항산화 비타민 수치 등도 관련이 깊다.

크게 건성과 습성, 두 가지로 분류한다. ‘드루젠’이란 노폐물이 쌓이는 단계가 ‘건성’. 그에 비해 약해진 황반부에 맥락막 신생혈관이라는 ‘나쁜’ 혈관이 생기면서 혈관을 통해 혈액과 삼출물이 혈관 밖으로 새어 나와 황반부에 쌓이면서 시력을 떨어뜨리는 게 ‘습성’ 단계다.

건성인 경우,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황반 쪽에 쌓인 노폐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박 원장은 “(건성을 지나) 습성 단계에 이르면 안구내 주사, 레이저 치료, 광역학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대부분 안구내 주사로 치료하고, 이를 통해 변성의 진행을 막고 시력을 유지, 개선할 수 있다”고 했다. “황반변성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루테인, 제아잔틴 등이 함유된 항산화제를 복용하고 자외선 차단 및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 및 치료하는 것”도 권했다.

- 당뇨망막병증

당뇨로 생기는 3대 합병증의 하나다. 망막에 있는 미세혈관들이 지속적인 고혈당으로 손상되면서 망막에 출혈이 생기거나, 혈관에서 새 나온 삼출물로 부종이 생기는 병이다.

문제는 어느 정도 심해질 때까진 거의 자각 증상이 없다는 것. 치료 시점을 놓치기 쉽다는 얘기다. 망막을 전문으로 보는 안과 의사들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박 원장도 “당뇨가 있는 사람이라면 눈에 아무런 불편한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6개월에 1번 정도는 안과에서 당뇨 합병증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두 번, 세 번 강조했다.

당뇨망막병증 치료는 크게 레이저 치료, 안구 내 주사, 수술 등이 있다. 나쁜 ‘신생혈관’이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황반부에 생긴 부종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만일 신생혈관이 터지면서 출혈량이 많아지거나, 망막을 잡아당기는 견인막이 심하게 생겼을 때는 ‘유리체 절제술’이란 수술을 하기도 한다.

- 망막박리

우리 눈을 방(房)이라 비유하면, 벽에 벽지에 붙어 있듯이 안구 벽에 망막이 붙어있다. 또 눈 안엔 ‘유리체’라고 하는, 끈적한 물이 빈 곳을 채우고 있다.

그런데, 벽지에 구멍이 생기면 물이 그 사이로 새어 들어가면서 이내 벽지가 떨어지고 만다. 이것이 바로 ‘망막박리(網膜剝離, retinal detachment)’. 정확히 얘기하면 여러 층으로 된 망막의 신경 망막 부분이 망막색소상피로부터 떨어진 상태다.

망막에 구멍이 나면 눈앞에 모기가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飛蚊症)이 생기고, 망막이 박리, 즉 떨어져 나갈 정도면 시야의 어느 한쪽이 가려지는 증상과 시력 저하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갑작스러운 비문증 혹은 시야 가림 등의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빨리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구멍만 있고 아직 망막이 떨어지지 않았을 때는 레이저 치료를 통해 구멍으로 물이 들어가지 않게 막을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미 물이 들어가서 망막이 떨어지게 되면 수술을 해서 떨어진 망막을 붙여줘야 한다.

정기적인 ‘안저 검사’ 등 예방이 중요한 질환이 바로 눈 질환이다. 박선호 진료원장은 8월 17~19일 해운대 벡스코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의 “내 건강 지킬 1급 비밀을 찾다” 특별코너에서 이들 3대 망막 질환을 더 자세히 설명한다.

이 코너엔 박 원장 특강 등 모두 12개 강좌가 마련된다. 강좌당 100명 한정으로 온라인 사전 신청을 할 수 있다. 사전 신청과 함께 현장 참석한 이들에겐 추첨을 통해 롯데호텔부산 숙박권과 뷔페 식사권 등 호캉스 특별경품도 제공한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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