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병원 노사 교섭 무위로... "파업 계속"
부산대병원 운영진과 노조가 17일 오후 만났다. 파업에 들어간 지 닷새만이다.
하지만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핵심 쟁점인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 병원 측이 미온적이었기 때문.
이에 앞서 노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직접고용 전환을 비롯해, △인력 165명 충원 △불법 의료 근절 △자동 승진제 개선 △적정 임금과 처우 개선 등을 병원에 요구했다. 현재 파업엔 부산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 노조가 함께 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간호사는 "의사 업무를 간호사가 대신하는 불법 의료가 의료 현장에 비일비재하다"며 의사가 환자를 직접 보지도 않은 채 간호사에게 구두로만 처방을 내려는 사례도 고발했다. 중증환자를 주로 다루는 대학병원에서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어 문미철 부산대병원 노조 지부장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 불법 의료 근절 등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수차례 교섭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지금까지 대화를 거부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5가지 요구를 일괄 타결하기 전엔 파업을 풀지 않겠다”고도 했다.
“병원은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를 빼면 협상에 임하겠다’고 해왔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며 비정규직 문제가 핵심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산별 총파업이 지난 14일 종료됐지만, 부산대병원 노조가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이에 병원 측은 이날 오후 6시 협상 테이블을 열었다. 전국에서 부산대병원 파업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데다 파업 지속에 따른 환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현재 부산대병원 병상 가동률은 18%까지 떨어졌다.
병원 측도 불법 의료 근절엔 공감하는 편. 하지만 다른 사항들에 대해선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병원인 만큼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등은 정부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문제도 검토할 게 많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노조는 19일까지도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20일부터는 병원 파업과 함께 부산 주요거점에서도 거리행진 등 홍보전을 병행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