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마시고 살 빼면 몸에 어떤 일이?
체중감량효과 뚜렷하지만 지속가능성 적고 근육량 감소 커
전직 운동선수와 건강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근 각광받는 다이어트법인 ‘물 금식법(water fasting)’이 체중감량 효과는 뛰어나지만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영양 리뷰(Nutrition Reviews)》에 발표된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기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물 금식법은 5일~20일 동안 물만 섭취하는 다이어트법을 말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경우 하루 250㎈의 음식 섭취만 허용하는데 “아침에는 약간의 주스, 점심에는 아주 적은 양의 수프”라고 연구책임자인 일리노이대의 크리스티 바라디 교수(영양학)는 소개했다.
지난 달 프로 미식축구 선수 출신의 러셀 오쿵은 트위터에서 40일 동안 물만 마셔서 45㎏ 이상을 감량했다고 밝혀 큰 화제를 모았다. 호주 웰니스 코치인 크리스틴 크라우치도 25일간 물 금식을 통해 체중 9㎏를 줄였는데 피부가 맑아졌다는 체험담을 지난달 뉴스위크지에 기고했다. 그 기고문에서 그는 “몸이 가벼워지고 소화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원활했으며, 눈이 더 밝고, 에너지와 정신적인 명료함이 눈에 띄게 좋아졌으며, 무엇보다도 새로운 평화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간헐적 단식 전문가인 바라디 교수는 이 같은 뉴스를 접하고 물 단식의 과학적 근거를 찾기 위해 8개의 연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기적 체중감소의 뚜렷한 효과를 확인했다. 물 단식을 5일 할 경우 몸무게가 4~5%, 7일~10일을 할 경우 2~10%, 15일~20일 경우 7~10%의 감량효과를 낳았다.
하지만 신체 구성을 측정한 2가지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물 단식 동안 체지방(fat mass)보다 지방 제외 체성분(lean mass·제지방) 근육을 더 많이 잃는 경향을 보였다. 체중 감소의 약 3분의 2는 제지방의 감소로 인한 것이고, 3분의 1만이 체지방 감소로 인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제지방은 안정시 대사율(RMR·앉은 상태에서의 대사율·기초대사율의 1.2배가량)의 주요 예측 변수이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결과”라고 밝혔다. 제지방의 감소는 단식 후 안정시 대사율을 낮춰 향후 체중이 다시 증가할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다는 것.
물 단식으로 감량한 체중을 다시 회복했는지 여부를 추적한 연구는 드물었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5일간 물 단식으로 감량한 사람들은 3개월 안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2개의 다른 연구는 감량한 체중의 일부만 돌아왔다고 밝혔으나 이들 연구의 대상자들은 금식 후 제한된 칼로리만 섭취하도록 지도를 받았다.
물 단식은 혈압, 콜레스테롤, 혈당의 개선과 같은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낳았지만 그 개선효과는 단기간만 지속됐으며 금식을 멈춘 뒤 곧 사라졌다. 바라디 교수는 “그들의 혈압은 원래로 돌아갔고,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저밀도지단백질) 콜레스테롤도 제자리로 돌아갔다”면서 “그들은 신진대사 보호 효과를 모두 상실했다”고 말했다.
1형 또는 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단식 환자에게서는 혈당 조절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제외하면 물 단식은 비교적 안전했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배고픔, 두통, 메스꺼움, 구토 그리고 불면증이었다고 바라디 교수는 밝혔다.
바라디 교수는 “물 단식이 지속가능하지 않은데다 설사 사람들이 체중 감량을 유지하더라도, 모든 건강상의 이점은 사라진다”면서 물 단식 대신 간헐적 단식을 추천했다. 그는 “간헐적 단식은 사람들이 8시간 이내에 식사를 하는 훨씬 가벼운 형태”라며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식사 시간을 줄이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경향이 있기에 간헐적 단식이 훨씬 더 과학적 배경이 있고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cademic.oup.com/nutritionreviews/advance-article-abstract/doi/10.1093/nutrit/nuad081/7209209?redirectedFrom=fulltext&login=false)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