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똥', 건강한 장수의 열쇠?
'분변 미생물 이식'(FMT), 노화 지연 전략 떠올라
수명이 긴 동물의 분변을 수명이 보다 짧은 동물에게 이식하면 노화를 지연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분변 미생물 이식'(FMT)이다.
최근 중국 베이징 수도의대 선무병원(Xuanwu Hospital) 소속 하오텡 얀, 지에 런, 광휘 리우 박사 연구진은 FMT 기술의 현황을 소개한 논문을 발표했다.
FMT은 장 속에 서식하는 유익균과 유해균 등 미생물 군집의 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을 응용한 기술이다. 최근 각종 연구는 개인의 장내 미생물의 생태계가 각종 질병과 면역력, 신체 상태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을 확인하고 있다. 미생물의 종류와 구성, 다양성 등 마이크로바이옴 생태계가 균형을 잃으면 살이 찌거나 빠지는 것뿐 아니라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 크론병이나 알레르기와 같은 자가면역 질환의 발병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논문은 중국 내 연구 결과를 인용해 마이크로바이옴이 노화와도 연관이 있다고 지적한다. 100세까지 장수한 노인의 장내 미생물 생태계가 청년의 마이크로바이옴 특성과 유사하다는 관찰 결과다.
연구팀은 "노화 과정의 또다른 중요한 특징은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dysbiosis)을 가져온다는 것"이라면서 "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은 노화를 조절하는 효과적인 인자로 인식되고 있으며, 장내 미생물의 항상성을 복원하는 것은 인류의 노화를 지연하고 건강하게 늙을 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가 FMT 기술이다. 현재 과학계는 다양한 FMT 동물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지금까지 과학계는 송사리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FMT 동물실험에서 노화 지연 효과를 확인했다.
늙은 쥐의 장내 미생물을 젊은 쥐에게 이식하면 △체지방량이 늘고 인슐린 분비 기능이 악화하는 등 비만을 초래했고 △중추 신경계와 망막 등 전신에서 염증을 유발하고 눈의 주요 기능성 단백질이 손실하는 등의 노화를 가속했다. 반면, 젊은 쥐의 분변을 늙은 쥐에게 이식했을 땐 반대의 결과를 불러왔다. 또한 근육과 피부의 유전자 발현을 촉진해 늙은 쥐의 체력을 회복시키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과학계는 더 나아가 이종(異種) 간 분변 이식 가능성도 연구하고 있다. 수명이 더 긴 동물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수명이 보다 짧은 동물에게 이식하는 작업이 노화를 지연하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선 자이언트 판다의 분변을 실험용 쥐에게 이식했을 때 마이크로바이옴의 조성 환경이 효과적으로 변화했다는 관찰 결과가 나왔다. 인간의 분변을 실험용 쥐, 돼지 등 사람보다 수명이 짧은 동물에게 이식하는 실험도 이어지고 있다. 이 결과, 실험용 쥐의 건강 상태가 개선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수명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분명했다.
논문은 "최근 연구들은 FMT 기술이 노화를 지연하는 전략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인간에게 이를 적용하기 위해선 △분변을 이식할 적절한 대상(사람 간, 이종 간)을 찾는 방법 △미생물 제제 투여를 비롯해 이질적인 장내 미생물 분포를 더욱 정확하게 이식할 수 있게 돕는 적응 기술 △인간에게 FMT 기술을 적용할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확인 등의 과제를 선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 핵심 연구 개발 사업과 중국 국립 자연과학재단 등의 지원을 받은 해당 연구는 인간의 건강을 개선하는 의학과 생명과학 기술을 발행하는 국제 저널인 'h라이프' (https://doi.org/10.1016/j.hlife.2023.06.002)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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