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 조절 가능한 튜브로 '녹내장' 치료
형상기억 고분자 소재 이용, 직경 조절 가능
국내 연구팀이 녹내장 진행에 따라 안압을 조절할 수 있는 방수 유출 튜브를 개발했다.
연세대 의대 의학공학교실 성학준∙의생명과학부 이규배,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찬윤,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최웅락 교수 연구팀은 녹내장의 병기에 따라 안압 조절이 가능한 방수 유출 튜브를 제작했다고 10일 밝혔다.
녹내장은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이 망가지는 만성질환이다. 안압을 유지하는 방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안압이 상승하며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다. 녹내장 치료법 중 하나는 방수를 유출하는 튜브를 눈에 넣는 것이다.
기존에 널리 쓰이는 실리콘 소재 튜브는 직경 조절을 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눈이 실리콘을 이물질로 인식하면서 방수 방출구 주변에 섬유 조직을 과하게 만든다. 섬유 조직이 쌓이면 원활한 방수 배출을 방해해 안압이 다시 오를 수 있다.
성 교수는 “녹내장 방수 치료 시 사용하는 기존 튜브는 직경 조절이 자유롭지 못해 환자의 안압이 변화하더라도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튜브를 만들고 토끼 모델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티엠디랩의 형상기억 고분자 소재로 튜브를 개발했으며 안과 치료에 쓰이는 아르곤 레이저로 직경 조절이 가능토록 했다. 형상기억 고분자는 온도 등 특정한 자극으로 일시적으로 모양이 변하더라도 처음 상태로 되돌아오는 신소재다.
또 연구팀은 항섬유화 약물인 ‘플로우로우라실’을 담을 수 있도록 튜브 안을 하이드로젤로 코팅했다. 이는 초기 저안압을 막을 뿐만 아니라 약물이 장시간에 거쳐 일정하게 빠져 나가면서 안구 표면에 섬유 조직이 생기는 것을 방지한다.
연구팀은 녹내장을 유발한 토끼 모델에서 42일 동안 개발 튜브의 효과도 검증했다. 튜브 삽입 초기 14일 동안 기존 튜브의 평균 안압은 5mmHg 이하로 저안압이 심했으나 연구팀의 튜브는 정상 안압 수준인 7.5mmHg 정도로 머물렀다. 연구팀이 개발한 튜브에 코팅된 하이드로젤이 분해되면서 14일 동안 직경이 천천히 늘어나 초기에 안압이 과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또 연구팀은 항섬유화 약물이 섬유 조직 생성을 억제해 방수 배출이 원활히 되는 것과 아르곤 레이저로 직경을 조절하며 연구 기간 동안 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성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튜브는 크기 조절이 가능한 만큼 초기 저안압은 물론 후기 고안압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9.924)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