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이 무서운 당뇨 환자…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식단 유지... 탈수에 유의해야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 높은 상태가 지속되는 당뇨병은 흔하면서도 무서운 병이다. 대한당뇨병학회의 2020년 조사 기준으로 국내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당뇨를 앓고 있을 정도다. 무더위로 덥고 지치기 쉬운 여름날은 당뇨병 환자들이 건강 관리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름철 당뇨병의 대표 증상으로 ‘삼다(多)증’이 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며,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을 말한다.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소변량이 증가하고, 수분이 빠져나가며 탈수가 일어나 갈증을 느끼는 것이다. 혈당이 모두 소변으로 배출돼 쉽게 허기를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자가혈당측정기로 자신의 혈당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주기적으로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무더위로 입맛을 잃지 않게끔 식단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콩국수, 냉채, 오이냉국 등은 시원하게 입맛을 살릴 수 있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갈증이 생기면 설탕 음료수는 가급적 피하고, 얼음물이나 레몬을 띄운 홍차·녹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휴가철에 불가피하게 외식 빈도가 늘어날 때는 메뉴와 칼로리를 미리 계획하여 적당량만 섭취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탈수도 조심해야 한다. 여름에는 조금만 운동을 해도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이른 아침이나 서늘한 저녁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단, 인슐린을 투여하거나 인슐린 분비 촉진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공복으로 운동하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아침 식사 전 운동은 피해야 한다.
휴가지에서 물놀이를 할 때 맨발을 노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뇨병 환자의 경우 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병변(당뇨발)’ 때문에 발 노출 시 주의해야 한다. 당뇨발이 생기면 발에 난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심하면 썩을 수도 있다. 따라서 외출 시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흰색 양말을 신어서 상처가 생기면 바로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해변가를 방문할 때도 샌들이나 슬리퍼보다는 양말과 편안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온에 인슐린이 오랫동안 노출되면 변질의 우려가 있다. 변질된 인슐린은 체내 혈당을 떨어뜨리지 못한다. 때문에 더운 여름에는 인슐린을 차 안에 보관하기보다 서늘한 곳이나 냉장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개봉한 인슐린의 경우 일반적으로 20~25도에서 상온 보관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이외에도 휴가 기간을 고려해 평소 복용하던 당뇨약과 인슐린 주사제를 잘 챙겨야 한다. 혈당 모니터링을 위한 측정기도 반드시 챙겨야 하며, 해외여행 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진단서와 여분의 주삿바늘을 구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는 “당뇨병 환자의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재충전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당뇨 환자도 충분히 건강하고 활기찬 여름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