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치료제가 자살 충동 일으킨다?

설문 조사 결과 50% 자살생각이나 자살기도, 40% 다른 신경증상 겪어

불안장애(anxiety disorde)는 비정상적이거나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보통 증세 완화를 위해 항불안제와 항우울제가 처방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안장애 치료를 위해 흔히 처방된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자살을 생각하거나 자살기도를 한 적이 있으며 40% 이상은 새로운 신경학적 문제를 갖게 됐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불안장애(anxiety disorde)는 비정상적이거나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 질환을 말한다. 보통 증세 완화를 위해 항불안제와 항우울제가 처방된다.

연구진은 항불안제로 처방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거나 복용한 적이 있는 미국인 1207명의 설문 조사 응답을 분석했다. 해당 약물에는 알프라졸람(이하 제품명 자낙스)·로라제팜(아티반)·클로나제팜(클로노핀)․디아제팜(바리움)이 포함됐다. 이들 약물은 미국에서만 매년 3000만 명 이상이 복용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응답자의 50% 이상은 해당 약물을 복용한 이후 자살을 생각하거나 자살을 시도한 적 있다고 답했다. 또 40% 이상은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17가지 이상의 다른 신경학적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처방된 최초의 이유에 대해선 상황적 불안(44%), 불면증(40%), 공황 발작(40%), 우울증(33%), 그리고 일반화된 불안장애(24%)가 거론됐다. 약믈 복용 뒤 새롭게 추가된 증상으로는 활력 저하, 집중 장애, 기억력 감퇴, 불안과 긴장, 수면 문제, 빛과 소리 민감성, 소화기 문제, 근육 약화 또는 몸살이 있었다. 새롭게 추가된 증상 중 최소 절반은 문제가 1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분석됐다.

새로운 증상을 하나 이상 경험한 사람 중 40% 이상은 중대한 삶의 변화를 겪었다고 밝혔다. 결혼이나 다른 관계에 중대한 영향, 실직이나 해고, 의료비 증가 같은 일이다. 연구진은 이를 약물 복용을 중단함에 따라 발생한 ‘금단 증세’로 설명할 수 없다면서 ‘벤조디아제핀 유도 신경 기능 장애’(BIND) 같은 새로운 용어가 더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을 사용하다 중단할 경우 금단증세에 대해 알려진 지 수십 년이 넘었으나 그에 대한 가장 큰 연구가 겨우 50명 대상이었음에 주목해 이번 설문조사를 하게 됐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좀더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문의 제1저자인 콜로라도대 의대의 알렉시스 리트보 교수(중독정신의학)는 “수십 년 동안 널리 처방되어 온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이 일부 환자에게 장기적인 신경학적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중요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 연구”면서 “벤조디아제핀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그것들이 처방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8558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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