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 뇌까지 늙게 만든다
연구 결과, 심장마비 발생 몇 년 후 인지, 기억력 및 실행기능 저하
심장마비, 듣기만 해도 무서운 이름이다. 심혈관 질환 돌연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평소 건강하던 사람에게도 갑자기 찾아올 수 있는 공포의 불청객. 후유증도 크다. 심지어 무사히 증상을 견뎌냈더라도 뇌는 더 빠르게 늙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장마비를 겪으면 뇌가 6년 정도 노화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뇌 기능 감퇴가 나타난다는 연구 가 최근 미국의학협회(JAMA) 신경학 학술지 '자마 뉴롤로지(JAMA Neurology)'에 실렸다.
미국 의료·건강매체 '웹 엠디(Web MD)'에 따르면 연구팀은 심장마비, 뇌졸중, 치매 병력이 없는 성인 3만465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평균 연령은 64세, 여성이 56%, 흑인 비중은 29%였다. 대상자 평균 6.4년간 경과를 지켜본 결과 이들 중 1,033명이 연구기간 내 심장마비를 겪었다. 심장마비를 겪은 직후에는 뇌 기능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수 년이 지나자 기억력, 집행력 등 뇌 기능이 평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저하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흑인이 백인보다 영향을 적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 수석 연구원이자 존스홉킨스 의과대 신경과 부교수인 미셸 요한슨(Michelle Johansen) 박사는 "많은 이들이 심장마비 위험에 노출돼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가 고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등 혈관 위험 요인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심장마비는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줄거나 차단되는 증상으로 이로 인해 뇌가 손상을 입거나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는 급성 심근경색이 꼽힌다.
심장마비 환자의 70% 이상이 전조 증상을 경험한다. 갑자기 가슴 가운데가 뻐근하고 조이는 듯한 통증을 느끼거나 호흡곤란, 구역질,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위험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