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언제 더 마시나? 기분 좋을 때 vs. 나쁠 때

기분 좋을 때 술 마실 확률 최대 28%, 폭음 확률 최대 23% 더 높아

기분이 좋다고 한 잔, 기분이 나쁘다고 또 한 잔. 술꾼들의 술타령엔 끝이 없다. 통념을 깨고 술을 기분이 좋을 때 마실 확률이 더 높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분이 나쁘고, 슬프고, 우울할 때 술을 마실 가능성이 더 크다는 통념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분이 좋고, 즐거울 때 술을 마실 확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맨체스터대·볼튼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캐나다·호주·프랑스 등 연구 69건(설문조사 참가자 1만2394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분이 좋은 날에 술을 마실 확률이 6~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몇 시간 안에 술을 4~5잔 이상 마시는 폭음을 할 확률은 17~23%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맨체스터대 안드리안 웰즈 교수(정신병리학)는 “기분이 나쁘고 꿀꿀할 때보다 기분이 좋고 행복할 때 술을 마실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음주가 ‘욕망에 대한 생각(Desire thinking)’이라는 사고 과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욕망에 대한 생각’은 특정 경험과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그 경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는 데 중점을 두는 사고방식이다. 사람들은 과거의 경험에 비춰 술 맛이 어떨 것이고, 취하면 어떤 느낌일 것이고, 술을 마시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술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경향이 있다. 또한 술을 마셨던 때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긍정적인 기분은 흡연, 도박, 인터넷 음란물 시청 중독 등 중독성 행동과도 관련이 있다. 얼핏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긍정적인 기분이 모두 심신의 건강에 이르는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감정이 겹치면 이를 통제하기도 이에 저항하기도 쉽지 않다.

이 연구 결과(The Daily Association Between Affect and Alcohol Use: A Meta-Analysis of Individual Participant Data)는 미국심리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사이콜로지컬 불리틴(Psychological Bulletin)≫에 실렸고 호주 비영리 학술미디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이 보도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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