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은 무조건 해롭다고? 암 예방에 도움될 수도
폴리페놀 화합물 흡수 도와… 김치 숙성 때처럼 미생물 발효 통해
설탕 성분이 폴리페놀 화합물이 인체에 더 잘 흡수되도록 도와 질병 예방과 건강한 장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폴리페놀 화합물은 과일과 채소 등에 풍부한 물질로 세포 손상을 예방하고 암, 심장병, 뇌졸중 등의 질병을 예방하는데 특효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물에 잘 녹지 않아 인체에 흡수가 잘 안 돼 이런 장점을 발휘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미국 유타주립대 생물공학과 지쉰 잔 교수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는 실마리로 당 분자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종합 분석 논문을 《바이오테크놀로지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잔 교수는 “폴리페놀은 신체에 다양하게 작용하므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는 데 사용될 수 있고 천연 방부제 특성을 갖고 있어 유해물질로부터 신체 조직을 보호한다”면서 “그러나 안타깝게도 물에 잘 안 녹아 생체 이용률이 낮기 때문에 건강상 효과가 제한적이었지만 당 분자를 붙이면 물에 더 잘 녹고 안정적이 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글리코실화(化)라고 한다. 연구진은 세균 발효와 같은 새로운 방법을 통해서 당 구조를 수정하고 폴리페놀의 클리리코실화 패턴을 최적화했다. 잔은 “당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와 그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당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론적으로는 이 연구와 관계 깊은 것이 김치다. 김치는 수많은 건강 이점이 알려져 있지만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김치는 폴리페놀이 풍부한 채소, 과일에 설탕, 소금 등을 첨가해 유익균으로 발효시키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과 폴리페놀 글리코실화에 교집합이 있다. 국내 일부 학자들이 이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잔 교수는 “폴리페놀 배당체는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갖는 귀중한 화합물인데 미생물과 설탕분자를 이용해서 비용 효율적인 방식의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한다면 인류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가 운영하는 과학 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메인 페이지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