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지옥으로 변해가는 지구...“아직 희망은 있다”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유엔(UN) 산하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급속하게 온난화하는 지구의 기후 변화는 인간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고서에 의하면 인간 활동으로 인해 지구가 1.1도 따뜻해져 기후에 전례 없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해수면 상승에서 점점 더 극단적으로 치닫는 기상 현상, 빠르게 사라지는 빙하 등…. 지구 환경은 사람과 동물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것보다 빠르게 바뀌면서 우리의 건강과 웰빙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특히 노인, 어린이 및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들과 같은 특정 인구는 기후 변화의 영향에 취약하다. 또한 저소득 지역 사회와 원주민 인구는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고 환경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기후 변화의 영향을 더 심하게 받을 수 있다.
좋은 소식은 이러한 파괴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고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실현 가능하고 효과적인 옵션이 남아 있으며 현재 사용 가능하다”고 IPCC 보고서를 쓴 과학자들이 말했다는 사실이다.
과학자들은 “공중 보건 프로그램 강화, 보건 시스템 탄력성 향상, 홍수에 대한 물 및 위생 시스템의 보호 조치, 감시 및 조기 경보 시스템 개선, 백신 개발을 포함해 식량, 인프라, 사회 보호 및 물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기후 변화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중 일부를 되돌리기 위한 개인과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후 변화와 인간의 건강 사이의 연결 고리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곤충 매개 질병의 확산
기온 상승과 강우 패턴의 변화로 인해 모기 등의 곤충이 서식지를 확장함에 따라 말라리아, 뎅기열,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라임병과 같은 질병이 확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전역의 기온과 강우량의 변화는 2050년까지 황열병 사망자를 최대 25% 증가시킬 수 있다.
자료에 따르면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는 이미 더 온화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었고 지난 한 세기 동안 매년 약 6.5m씩, 적도에서 매년 4.7㎞씩 범위가 늘었다. 말라리아 백신은 현재 고위험 지역에서 출시되고 있으며 뎅기열 백신은 사용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급이 돼 있지 않은 상태다.
●물과 음식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와 더 심한 질병 발생
기후 변화는 물과 식량 자원의 가용성과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깨끗한 물이 더욱 부족해짐에 따라 탈수와 수인성 질병의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현재도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연간 최소 한 달 동안 심각한 물 부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또한 작물 수확량에 영향을 미쳐 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유발해 영양실조로 이어질 수 있다.
영양 부족은 면역 체계를 약화시켜 사람들을 질병의 더 큰 위험에 처하게 한다. 전문가들은 “주요 소아 질환에 대한 정기적인 예방 접종을 보장하고 콜레라와 같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의 발생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점점 더 나빠지는 공기의 질, 사망률 증가
온도가 더 따뜻해지면서 지상 오존 형성이 증가하고, 입자 물질 오염이 악화될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99%가 세계보건기구(WHO)의 2021년 대기의 질 지침을 충족하지 못하는 곳에서 살고 있다.
열약한 공기의 질은 신체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기 중의 오염 물질은 호흡기 문제를 일으키고 천식과 같은 기존 상태를 악화시키며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열악한 대기의 질은 당뇨병, 심장병 및 암과도 관련이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대기 오염은 뇌에도 영향을 미치고, 아기의 발달 문제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미 UNEP 자료에 따르면 대기 오염으로 인해 매년 약 700만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약 400만 명이 실외 미세먼지 오염에 노출돼 사망했으며 대부분 동아시아와 중부 유럽에서 발생했다.
●이동 및 이주로 인한 감염병 위험 증가
기후 변화는 강렬한 폭염, 산불 및 홍수와 같은 더 빈번하고 심각한 극한 기상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인도주의적 비상사태와 인명 손실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특히 저지대 해안 지역과 극심한 기상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 지역에서 이동과 이주를 초래할 수 있다.
인구 이동은 인구 과밀과 열악한 위생 상태로 인해 감염병의 위험을 더 크게 할 수 있다. 많은 이주자 인구는 의료 서비스, 특히 일상적인 예방 접종이나 산모 건강 프로그램과 같은 헬스케어에 거의 또는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필수 의료 서비스를 놓치고 질병의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 건강도 악화
지구 온난화는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우리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다. 극심한 기상 현상은 인구 이동을 유발해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식량, 물, 주거지 및 의료 접근성과 같은 자원을 끊임없이 찾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정신 건강을 손상시킬 수 있다.
고온 특히 폭염은 우울증과 불안증의 증가와 같은 정신 건강에 몇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기온 상승과 극단적 선택 시도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 자료에 따르면 월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정신 건강 관련 사망이 2.2% 증가한다. IPPC에 따르면 대기 오염은 우리의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며 대기의 질이 떨어지면서 우울증과 불안증이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