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우주여행, 뇌에 악영향 "회복에 3년 필요"
6개월 이상 체류할 경우 뇌실 확장돼
장기간 우주여행을 하면 뇌척수액으로 채워진 뇌의 빈 공간인 뇌실이 확장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6개월 이상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왔을 때 뇌실이 정상 크기로 회복되는데 3년이 걸린다는 점도 밝혀졌다. 《사이언틱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우주비행사 30명의 임무 전후의 뇌를 스캔했다. 해당 우주비행사 중 8명은 가장 짧은 2주간 우주에 머물렀고, 18명은 6개월, 4명은 1년 동안 우주에 체류했다.
연구책임자인 플로리다대(UF)의 레이첼 세이들러 교수(응용생리학 및 운동학)는 “우주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뇌실이 커지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우주비행사들이 1차례 이상 우주여행을 하는데 우리 연구에 따르면 뇌실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약 3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뇌실은 뇌척수액으로 채워진 뇌의 빈 공간이다. 뇌척수액은 뇌를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하며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체액은 일반적으로 몸 전체에 분포되어 있지만 중력이 없으면 체액이 위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뇌가 두개골 내에서 더 높이 밀려나고 뇌실이 확장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뇌실 확장은 우주 비행으로 인한 뇌의 가장 지속적인 변화라고 세이들러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가장 큰 변화가 임무수행 기간이 2주에서 6개월로 늘어날 때 발생한다”면서 “우리는 이것이 우주 여행자의 건강과 행동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인 결과가 무엇인지 아직 확실히 알지 못하므로 뇌가 회복할 시간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즉, 6개월 이상 우주에 체류할 경우엔 다음 임무 수행까지 3년의 휴지기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우주 관광에 대한 관심을 고려할 때 우주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은 경우에는 뇌실 크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체류기간이 6개월이 지나면 심실 확장 수준이 낮아지는 것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세이들러 교수는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은 만큼 향후 우주비행사의 여행 및 임무 계획에 관한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3-33331-8)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