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OOO' 증상?
쉰 목소리 악화되면 이비인후과 진료 필수
노래방에서 무리하게 큰 목소리를 내면 금세 목이 쉰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축제나 회식이 돌아오면서 오랜만에 목을 사용하느라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목을 많이 사용한 후 쉰 목소리가 호전되지 않고 며칠 또는 몇 주 동안 지속된다면, 목에 다른 질환이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우리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은 성대 표면에 있는 점막이 떨리거나 마찰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도 쉰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성대 점막에 비정상적인 병변이 생겼는지 검사하는 것이 좋다. 다양한 원인으로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무리하게 목소리를 사용했다면? ‘성대결절’ 의심해야
성대결절은 흔한 후두 점막 질환이다.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많이 내거나 발성을 무리하게 하면 생긴다. 일반적으로 교사나 가수에게 많이 나타나며 태권도 도장을 다니는 취학 전 남자아이에게도 흔하다.
성대에서 진동이 강하게 반복되면 성대점막이 계속해서 자극을 받고 섬유질이 쌓인다. 결국 점막이 부어오르고 기능이 떨어지며 결절 모양의 병변이 생긴다. 성대결절 환자에게 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러한 결절이 성대의 진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성대결절은 음성치료 등 보존적 방법으로 대부분 호전되며, 특히 어린아이는 음성치료의 효과가 크다. 다만 음성 장애가 3개월 넘게 이어지면 수술하기도 한다.
▶쉰 목소리가 지속된다면? ‘성대폴립’ 가능성
성대결절과 비슷하게 쉰 목소리가 나오게 만드는 질환으로 성인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성대폴립’이 있다. 노래방에서 긴 시간 열창을 하는 등 과격한 발성으로 목소리를 내거나 지속적인 흡연 때문에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성대폴립은 조직이 변하는 모습이 성대결절과 유사하나, 과도한 성대의 마찰로 생긴다는 차이가 있다. 성대의 미세혈관이 파열되면 점막 안쪽에 피멍울이 생기는데 이것이 장기간 흡수되지 않으면 생기는 것이 ‘폴립(반투명하게 돌출되는 덩어리)’이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한승훈 교수는 “형성 초기의 폴립은 단기적인 음성치료를 시도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폴립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술 시에는 환자를 전신마취 후 현미경과 미세기구로 성대 점막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병변을 제거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된다면? 후두암 검사
후두암은 전체 암 발생률의 2~5% 정도를 차지하며, 머리와 목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 중 두 번째로 발생 빈도가 높다. 고령의 환자라면 시간이 지날수록 쉰 목소리가 악화될 때 후두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한승훈 교수는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되며 삼킬 때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하게 치료하면 5년 생존률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흡연과 과음을 함께 하는 것을 즐긴다면 후두암의 위험이 크다. 비타민 결핍,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 등도 후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후두암은 혀와 편도, 성대 아래쪽까지 다양한 기관으로 퍼지기 쉽고 음식물을 삼키거나 숨 쉴 때마다 통증으로 불편이 커 관련 증상이 있을 때는 즉시 후두 내시경과 조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