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성형, 작게 더 작게"…노화 부르는 '개턱' 될라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안면윤곽 상담을 하다 보면, '개턱이 싫으니까 귀밑각은 남겨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턱뼈를 어색하게 깎아 귀밑각이 없는 얼굴을 개턱이라고 흔히 부릅니다. 수술 여부를 떠나, 대중들이 '개턱 라인'이라 부르는 느낌은 대략 이렇습니다.
'개턱'의 어원은 귀밑각과 상관이 있습니다. 개에게서는 귀밑각(하악각, 하늘색 원)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사각턱 수술에서 '사각(하악각)' 부위를 잘라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하악 각 부위가 부족한 '개턱' 느낌이 자주 발생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박철규 교수님의 1995년 논문에서 이미 이 점을 정확하게 짚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사각턱' 이 문제라고 생각해 사각 부위(하악각)를 잘라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일부 어색한 결과들이 미디어에 노출되며 사람들의 인식에 '개턱= 귀밑각이 없는 것'이라 깊게 박히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도 1995년 논문에 이미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귀밑각이 아니라 아래턱 전체를 자연스럽게 줄이는 것입니다.
그러니, '개턱이 될까 봐 걱정되는데요, 귀밑각은 좀 남겨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다면,
'그건 30년 전에 시행하던 수술이에요. 현재 그런 식으로 수술하는 곳들은 거의 없어요. '라고 대답 드립니다.
그런데, 귀밑각을 잘라버리는 예전 방식의 수술은 현재 시행되지 않지만, 2023년에도 개턱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턱의 재정의가 필요합니다.
귀밑각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얼굴뼈를 많이 깎는 것에는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경계하는 '개턱 느낌의 얼굴형'은 정확히는 귀밑각 때문이 아닙니다.
'개턱'이란 말을 구글에서 검색해 보면 유독 '강동원도 개턱인가요?' 라는 질문이 여럿 눈에 띕니다.
'강동원도 개턱인가요?'라는 짧은 질문을 풀어서 쓰면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강동원 씨 턱을 보면 하악각이 작아서 개턱인것 같은데, 왜 잘생겼죠?'
강동원 씨 사진에서 귀밑각이 없는 듯 보이지만, 얼굴선이 어색해 보이지 않습니다. 하악각이 없는 것이 개턱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개턱 느낌의 어색한 얼굴선'이라고 할 때의 특징은 '귀밑각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개턱 라인'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봐야 개턱을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강동원 씨의 사진에서 귀밑각이 없지만, 어색해 보이지 않고 잘생겨 보이는 이유도 이런 기준으로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술 방법은 발전했을 텐데 왜 개턱은 사라지지 않았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개턱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더 작은 얼굴'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며, 얼굴뼈를 깎는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뼈를 너무 깎으면 어느 시점부터 얼굴이 작아지지 않습니다. 뼈와 살의 균형이 깨지면서, 남는 살이 늘어지기 시작합니다. '얼굴살이 흘러내리는 느낌'이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개턱은 뼈를 전반적으로 많이 깎아서 생기며, 노화와 비슷한 양상을 띕니다.
원인이 귀밑각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귀밑각을 다시 만들어 주는 것이 해결책이 아닙니다.
얼굴선이 늘어지지 않도록 부족한 곳의 지지구조를 보충해 줘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인을 알고 예방하는 것입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단지 '귀밑각을 없애는 것' 이 아닙니다. 뼈를 가능한 많이 깎아 더 작아지려는 생각이 개턱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개턱이 될까 걱정이라면 기억하셔야 합니다.'귀밑각은 남겨야 한다' 가 아니라, '너무 많이 깎지 않아야 한다'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