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어깨처럼 딱 맞게…인공관절 수술 돕는 '내비게이션'
[APOA 수부상지학회 스토리 #2]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관절이다. 다른 관절보다 구조가 불안정한데 고령화로 인해 오래 사용하다 보니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어깨 통증의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 근육인 회전근개 힘줄이 끊어지는 회전근개 파열이 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회전근개 파열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2015년 58만9759명에서 2021년 88만524명으로 약 49% 증가했다.
회전근개 파열을 방치하다 보면 '회전근개 파열 관절병증'이라는 일종의 어깨 관절염이 생기게 되는데 '역행성 견관절 전치환술'(reverse total shoulder arthroplasty, RTSA)은 회전근개 파열 관절병증의 표준 치료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 치료법은 인공관절 수술의 일종이다. 보통 인공관절이라고 하면 무릎이나 고관절을 연상하기 쉽지만 어깨도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
앞서 설명한 회전근개 파열 관절병증뿐 아니라 회전근개 파열과 동반된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등도 역행성 견관절 전치환술이 적용된다.
역행성 견관절 전치환술은 1980년대 소개된 이래로 지난 30년간 많은 연구를 거치면서 수술 기법과 인공관절 치환물의 발전이 이루어졌으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기존의 역행성 견관절 전치환술은 수술 전 촬영한 영상을 통해 인공관절이 들어갈 각도, 위치, 크기를 결정해서 의료진의 감각에 의해 뼈를 절삭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게 된다. 수술 시 오차를 줄이도록 고안된 가이드가 있지만, 의료진의 감각에만 의존하다 보니 미세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수술 후 부작용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내비게이션 유도 수술법'이 개발되었다. 내비게이션을 활용하면 인공관절이 삽입될 위치를 컴퓨터로 계산해 불필요한 부위의 뼈만 제거, 낮은 오차 범위 안에서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다. 리차드 비 박사의 30례의 사례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기존의 수술법을 이용하여 수술을 시행한 군과 새로운 내비게이션 유도 수술법을 이용하여 수술을 시행한 군을 비교했을 때 관절와 치환물의 염전 및 경사가 기존의 방법보다 훨씬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삽입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수술방식의 장점은 수술 전 계획 단계에서 환자의 관절와 및 견갑골의 형태에 따라 관절와 치환물의 삽입위치 및 스크류의 방향과 길이까지 계획할 수 있고, 결정된 관절와 치환물의 삽입 위치를 수술 중 CT를 확인하며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방법은 환자의 관절와 모양에 변형이 있어 관절와 치환물의 삽입이 어려울 경우 빛을 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절와에 골 결손이 있는 환자에서는 인공관절 삽입에 앞서 시행되어야 할 골 이식 정도 및 위치를 미리 가늠할 수 있어, 수술이 어려울 수 있는 환자에게도 편리하고 유용하게 수술을 진행하게 해준다.
하지만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역행성 견관절 전치환술을 100례 이상 경험한 조셉 D. 주커만 박사에 따르면 체격이 크고 근육질인 환자에서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원활하게 유도되지 않아 수술 후 스크류가 원하는 대로 고정되지 않았던 두 개의 사례를 경험했다고 발표한 바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까지 보고된 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역행성 견관절 전치환술은 여러 질병의 치료에 있어 훌륭한 결과들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2007년 우리나라에 이 수술이 도입된 이래로 수많은 증례가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수술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합병증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합병증은 수술 경험이 적은 정형외과 의사뿐 아니라 수술 경험이 풍부한 견관절 전문의한테도 발생할 수 있다. 내비게이션 유도 수술법은 의사의 감각에 의해 결정되던 수술 단계들을 객관화 시켜줄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이다. 이러한 객관화된 수술법의 도입에 따라 술기의 숙련도가 향상되고 평준화 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합병증 발생률도 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이우용 교수(APOA 수부상지학회 학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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