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20년 추적? 이것 따라 합병증 위험 '차이'
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관리하면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최대 6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환자들을 최대 20년간 추적 관찰해 내린 결론이다.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연구팀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등록된 18세 이상 성인 3만 8천여 명의 고혈압 유병률 과 심·뇌혈관질환 위험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고혈압 병력이 20년 이상 되면 뇌졸중은 12.2%, 허혈성심장질환 14.6%, 심근경색 5.0%, 협심증 10.6%를 겪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목표혈압(140/90mmHg) 이하로 혈압을 관리하면 질환의 위험이 낮아졌다. 질환별로 뇌졸중 위험은 37.2%, 허혈성심장질환이 27.7%, 심근경색이 30.7%, 협심증이 29.4% 감소했다.
통상 고혈압 환자들이 혈압을 관리하면 관련한 만성 질환도 함께 호전되는데, 이를 고려했을 때 뇌졸중은 59.2%, 허혈성심장질환 58.6%, 심근경색 55.2%, 협심증은 60.1%까지 발병 위험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는 약물치료 등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고 있으나, 정작 목표혈압 이하로 관리하고 있는 환자는 약 60%에 불과하다는 결과도 함께 관찰됐다.
고혈압 유병률은 연령별로 30대 10.7%, 40대 22.4%, 50대 37.6%, 60대 54.2%, 70대 64.8%였다. 70대 이상 성인의 3명 중 2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이다. 고혈압 환자의 평균 나이는 55.8세로, 우리나라 인구의 기대수명(2022년 OECD 보건통계 기준 83.5세)을 감안하면 이들은 약 30여 년간 혈압을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 유병률을 성별에 따라 분석한 결과 여성보다 남성의 고혈압 진단 시기가 빠르고 전체 유병률도 높았다. 성별 간 고혈압 발생 추이를 10년 단위로 비교했을 때 남성은 매 10년마다 평균 1.77배 증가했지만, 여성은 평균 2.74배로 증가폭이 더 컸다. 특히 60대 이후에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고혈압이 더 흔했다.
고려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는 “여전히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의 비중이 30~40% 정도라는 점은 대한민국 심장학계의 숙제”라고 말했다. 고려대 심장혈관연구소 최병걸 교수는 “여성의 고혈압 증가율이 매우 가파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예방전략 및 합병증 규모평가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심장재단 국제학술지 ‘Global Heart’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