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효과, 빨리 떨어지는 사람은?
중증 비만인, 접종 완료 후 10주부터 감염 시작
중증 비만인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형성된 면역력이 훨씬 더 빨리 떨어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이처 의학》에 발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에든버러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비만 환자를 포함하여 증상, 입원 및 사망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백신을 접종한 비만인의 경우 항체 수치가 낮아 심각한 질병과 사망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논문은 2가지 연구로 구성됐다. 에딘버러대의 아지즈 셰이크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350만 명의 스코틀랜드 사람들의 건강을 추적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화이자 백신 또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2회 접종한 성인의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사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BMI)가 40 이상(고도 비만)인 사람은 정상 BMI인 사람에 비해 코로나19 위중증에 걸릴 위험이 76% 더 높았다. BMI가 30~39.9(비만)인 사람과 저체중인 사람도 위험이 약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비만인 사람은 2번째 백신을 맞아 백신 접종을 완료한 뒤 10주 뒤부터 감염이 발생했다. 비만인 사람(15주 후)과 정상 체중인 사람(20주 후)보다 훨씬 더 빠른 감염이었다.
두 번째 연구는 케임브리지대 웰컴-MRC 대사과학연구소의 사다프 파루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에 의해 수행됐다. 이들은 케임브리지의 병원 환자 중 중증 비만인 사람과 정상 체중인 사람의 혈액 내 면역 세포의 수와 기능을 정상 체중인 사람과 비교했다.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6개월 뒤 중증 비만인 사람은 정상 체중인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항체가 바이러스와 싸우는 효율성(중화능력)은 중증비만 환자에게서 감소하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중증 비만인 사람의 약 55%가 정량화 할 수 없거나 검출할 수 없는 중화능력을 보인 반면 정상 BMI인 사람은 12%에 그쳤다고 밝혔다.
3번째 백신(부스터 샷)을 맞은 뒤에는 정상 체중과 중증 비만인 사람 모두에게서 바이러스를 중화하는 항체의 능력이 회복됐다. 하지만 중증 비만인 사람의 면역력은 다시 더 빠르게 감소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케임브리지대의 제임스 타벤티란 선임연구원은 “추가 백신이 중증 비만 환자의 항체 효과를 회복시킨다는 것은 희망적이지만 항체 수치가 더 빨리 감소한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케임브리지대 독성학 부서의 그룹 리더인 그는 “백신이 비만인 사람들에게도 잘 작동하지만 보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1-023-02343-2)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