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는 불편하고, 임플란트는 비싸고…

틀니 대체하는 '풀아치 임플란트' 장단점은?

처음엔 잘 맞던 틀니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헐거워진다. 매일 뺐다 끼웠다 하는 데다, 나이가 들면 잇몸뼈가 줄어들며 잇몸이 내려앉으니 틀니와의 틈이 커지기 때문.

그럴 때 틀니는 애물단지가 된다. 그렇다고 전체 임플란트로 바꾸자니 이번엔 비용이 또 걱정이다. 위턱, 아래턱 다 하자면 2천만은 훌쩍 넘어선다.

틀니.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과의사도 애를 먹는다. 임플란트 심을 자리가 마땅치 않아서다. 최홍석 박사(구강악안면외과, 부산 최창수치과의원 원장)도 “임플란트를 할 때 잇몸뼈 상태가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 했다. 특히 나이가 많으면 잇몸뼈가 약한 데다 많이 줄어들어 있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모양이 불규칙하고.

다른 곳 뼈를 가져와 적당한 자리에 뼈를 이식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여러 가지 수술 기법들이 다 동원된다. 보통의 치주나 교정 전문 치과에선 쉽지 않은 일.

그 대안으로 나온 게 ‘풀아치’(full arch) 임플란트. 치아가 하나도 없는 ‘무치악’이라 하더라도 임플란트를 4~6개 심으면, 그 위에 ‘지르코니아’(zirconia) 보철물을 나사 끼우듯(screw-retained) 고정하는 것. 전체 임플란트한 것처럼 반영구적으로도 쓸 수 있다.

[사진=디오나비 풀아치 임플란트]

임플란트 4~6개로 치아 12개 체결…치료 기간도 3개월로 짧아

위턱과 아래턱을 모두 ‘풀아치’로 한다면 8~12개 임플란트만으로도 위아래 24개를 모두 정상 치아처럼 쓸 수 있다는 것. 젊을 때 치아 개수가 28개지만, 24개로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최 박사는 “틀니 할 정도 연령대라면 먹는 음식 종류도 달라져 큰 어금니 개수가 좀 줄어도 일상엔 거의 불편이 없다는 게 최근 보철학회 관점”이라 했다.

풀아치는 임플란트 시술 발전의 결과다. 처음엔 1개 임플란트에 1개 치아만 올릴 수 있었다. 그러다 기술이 발전하며 1개 임플란트에 치아 2개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 임플란트와 잇몸뼈 결합 강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1990년대 후반, 포르투갈 치과의사 파울루 말로(Paulo Maló) 박사가 임플란트 4개에 틀니를 올리는 ‘올온포'(All-on-4) 시술법을 고안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Dr. Paulo Maló. [사진=MALO DENTAL 홈페이지]
이후 유럽, 미국을 거쳐 이 개념이 7~8년 전쯤 한국에 들어왔다. 거기에 우리나라 디지털 치의학 기술과 접목해 더 발전한 것이 지금의 ’풀아치‘ 방식.

먼저, 환자 턱을 CT로 촬영해 남아있는 잇몸뼈 양과 모양을 파악한다. 그 다음엔 환자 구강 상태를 스캐너로 촬영해 디지털 파일로 만든 뒤 임플란트 심을 위치와 각도를 3D 영상으로 모의 시술해본다.

이어 구강 상태에 맞춘 임시치아, 그리고 임플란트 심을 위치를 알려주는 ‘네비게이션’ 플라스틱을 3D프린터로 제작한다. 치아에 해당하는 최종보철물을 깎는, 밀링(milling) 작업도 컴퓨터로 진행한다.

초기 임플란트 시절엔 대부분 과정이 치과의사 경험과 술기에 의존하는 ‘아날로그’ 단계였다면, 그 후 ‘아날로그+디지털’ 혼용 단계를 거쳐 지금은 거의 100% ‘디지털’ 시술 단계에 이른 셈이다. 아날로그 단계에서 많이 발생하던 오차도 디지털 단계로 넘어오며 거의 사라졌다.

심어야 할 임플란트 개수가 줄어드니 비용은 그 절반 정도로 줄었다. 오스템(OSSTEM), 디오(DIO) 등 우리나라 임플란트 전문업체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요한 무기도 됐다.

유럽, 미국 거쳐 국내로…우리 디지털치의학 융합해 ‘풀아치’로 완성

전 세계적인 초고령화 추세와도 맞다. 특히 무치악인 경우, 더 효율적이다. 디오 임플란트에 따르면 우리나라만 해도 65세 이상 완전 틀니 환자가 매년 13만 명 정도씩 늘고 있다. 2030년이면 240만 명이 무치악 상태가 된다는 얘기다.

사실 치과에서도 반긴다. 최 박사는 “임플란트 개수가 일단 적고, 보철물의 오차를 미리 확인하고 수정하는 과정 등을 거치기 때문에 전체적인 치료 기간이 절대적으로 짧아진다”고 했다.

임시 치아를 거쳐 최종보철물까지 보통 3개월이면 마친다. 반면, 전체 임플란트는 길게는 1년까지 걸린다. “수술 후 감염 및 후유증 가능성을 줄여주고, 출혈 및 부종 역시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고도 했다. 치과 의사로선 진료 리스크(risk)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풀아치 임플란트가 나오며 임플란트 시술법도 더 다양해졌다. 기존의 ‘일반 임플란트’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시술법을 더하거나 바꾸어 쓴다. 잇몸뼈가 부족할 때 쓰는 ‘골이식 임플란트’, 잇몸뼈와 임플란트의 융합 과정을 도와주는 ‘발치 후 즉시 임플란트’가 있다.

또 CT와 구강 스캔을 이용한 최소침습형 ‘가이드 임플란트’(네비게이션 임플란트), 치조골에 레이저를 쏴 잇몸뼈 생성을 촉진하는 ‘레이저 임플란트’, 그리고 무치악일 때 활용하는 ‘풀아치 임플란트’까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초기엔 “무겁다”는 느낌이….건강보험 적용 안 된다는 것도 단점

하지만 ‘풀아치’에도 단점은 없지 않다. 임플란트에 올리는 보철물(지르코니아 재질의 치아)을 새로 착용하면 초기 한동안은 묵직한 무게감을 느끼는 것. 틀니보다 조금 더 무겁다. 정상 치아처럼 치아 재질의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래가지는 않는다.

건강보험 관련 규정도 문제다. 65세 이상인 경우, 평생 2개까지만 임플란트에 보험급여 적용을 해준다. 그것도 최소 1개라도 치아가 있어야 적용된다. 가능하면 무치악일 때 완성도가 높아지는 풀아치 방식의 경우, 임플란트 2개 보험 적용을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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