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안 마신 날, 화장실 못 가는 사람 있을까?

커피에 든 물질 1000개 넘어...장-뇌 축 이론으로 설명되기도

커피를 마시면 배변 활동이 원활해지는 사람들이 있지만 커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진=Muhammadsainudin Sa-i/게티이미지뱅크]
이른 아침 마시는 모닝커피는 잠에서 깨 활동하는 시간이라는 신호를 전달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장 활동을 촉진하고 배변을 돕는 수단이 되기도 하다.

커피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대표적인 음료지만, 위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내용이 많지 않다. 카페인이 화장실에 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디카페인 커피와 따뜻한 물을 비교했을 때, 디카페인 커피가 화장실에 가고 싶은 충동을 더 많이 유발한다는 점이 확인된 연구 결과가 있다.

커피에는 1000가지 이상의 화합물이 들어있다는 점에서 어떠한 물질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사람마다 건강 컨디션에 차이가 있고, 카페인을 비롯한 여러 물질이 미치는 영향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같은 커피를 마셔도 사람마다 느끼는 경험은 다를 수 있다.

국제학술지 《소화관 저널(Journal Gut)》에 실린 논문에서는 성인 92명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응답자의 29%가 커피 섭취 후 변을 보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다. 또 다른 연구에서 커피를 마시기 전후 장의 근육 상태를 살핀 결과, 커피를 마신 뒤 근육이 수축하고 대장 압력이 증가한다는 점도 확인됐다. 커피를 마신 지 불과 4분 만에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 단, 커피를 마셔도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욕구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장 활동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이는 장-뇌 축 이론으로 설명되기도 한다. 장과 뇌는 연결돼 있어서 커피를 마시면 '커피가 들어왔으니 장을 비우는 것이 좋겠다'는 메시지가 뇌로 전달되며, 장의 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커피가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메커니즘이 아직 증명되지 않았지만, 커피 한 잔이 1000칼로리의 음식을 먹는 것처럼 결장 부위를 수축하는 자극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되고 있어 커피에 든 여러 물질이 소화 과정에 크게 관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커피를 안 마신 날에는 변을 못 본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해 일부 건강 전문가들은 커피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수분 및 섬유질 섭취를 늘리고 신체활동을 열심히 하면 배변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 배변 활동을 도울 목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경향이 있다면 커피 섭취량을 조금씩 줄이고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방식으로 배변 활동을 조율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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