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엠폭스 확진자 발생
국내 발병 10달만에...."지역감염 본격화될까" 우려감 커져
부산에 첫 ‘엠폭스’(MPOX, 원숭이두창) 환자가 나왔다. 국내에 엠폭스 환자가 나왔다고 처음 보고된 지 딱 10개월만이다.
2일 부산시는 “지난달 30일 부산에선 처음으로 엠폭스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확진자는 내국인으로, 의심 증상이 발생하자 본인이 직접 질병관리청 ‘1339’ 콜센터를 통해 지난달 29일 신고한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전반적인 (몸)상태는 양호한 편”이라고도 했다.
공교롭게도 지난달 28일, ‘엠폭스 대응을 위한 지역자원 협력회의’를 특별히 열어 엠폭스 고위험시설 현장 지도부터 홍보‧안내 강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던 부산시로선 이번 확진자 발생이 무척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시청 감염병관리과를 중심으로 감염병관리지원단, 16개 구·군 감염병 담당 부서, 그리고 관련 단체 대표들까지 36명이 모여 역학조사 교육까지 했던 터다.
이에 8월 ‘2030 세계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부산시는 엠폭스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방어선이 무너지며 엠폭스가 퍼져나가면 자칫 대외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까 두렵기 때문.
부산시는 이에 확진자의 지난 3주간 이동 동선을 중심으로 역학조사에 즉각 착수했다. 관계기관 비상연락망은 물론, 기관별 역할을 상시 점검하는 등 신속대응체계를 가동하는 것도 포함한다.
엠폭스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벌써 40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도 경기와 인천, 부산까지 각 1명씩 추가 발생했다. 해외 입국자보다 내국인 확진자가 이미 훨씬 많아졌다.
부산 확진자도 지난 3주 잠복기 안엔 다른 나라를 여행한 적이 없어, 지역 내 감염일 가능성이 크다. “성 소수자들 간 성 접촉으로 퍼져나간다”는 괴소문까지 나도는 형편이어서 자칫 ‘사회적 낙인’이 찍힐까 우려하는 의심 환자들은 더 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세계적으론 지난 4월 25일 현재 111개국에서 8만7113명이 걸려 그중 13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7576명)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아시아에서만큼은 2, 3월 이후에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대만-한국-태국-싱가포르 등의 순이다.
엠폭스는 원숭이 천연두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 감염된 사람 또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 접촉할 경우 감염된다. 격리 치료가 필요한 '제2급 법정 감염병'. 동물도, 사람도 걸릴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이기도 하다.
잠복기는 5~21일(평균 6~13일). 발병 초기 발열, 두통, 림프샘 병증, 요통, 근육통, 근무력증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법정감염병에 인수공통감염병...불특정 다수 전파했을 땐 직장명 공개
1~3일 후에 얼굴 중심으로 발진 증상이 보인다. 원심형으로 주로 팔‧다리 등 신체 다른 부위로 퍼진다. 특히, 항문 생식기 통증을 동반한 국소피부병변(궤양, 부기, 발진)이 많다.
대부분 2~4주 후 자연 치유가 되지만, 치명률도 1% 가까이 된다.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환자의 이동 경로, 접촉자 현황 등을 공개할 수 있다. 물론 몇가지 개인정보는 안 되지만, 그 환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했을 우려가 있는 경우라면 직장명까지는 공개할 수 있다.
한편, 이소라 부산시 시민건강국장은 “엠폭스 전파 차단을 위해 감시 체계를 대폭 강화한다”면서 “엠폭스에 예외는 없는 만큼, 모르는 사람, 다수의 상대와는 피부나 성 접촉을 피하고, 평소 손 씻기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