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좇다 장기손상"...마약 의심받은 일본 감기약?
약 성분에 대한 경각심 일깨우는 교육 필요해
마약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24일엔 중학생들이 마약을 먹은 것처럼 비틀거리며 걷는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을 지구대로 데려가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한 명은 음성, 나머지 한 명은 희미한 양성 반응이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경찰에 “인터넷으로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 일본산 감기약을 구입해 각각 20알 정도 복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모발, 소변 등 정밀감정을 의뢰했으며 이후 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감기약의 과다 복용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든 약...종합 감기약에 흔히 사용
학생들이 먹었다는 이른바 일본의 국민 감기약은 ‘덱스트로메토르판’이 든 약이다. 이는 종합 감기약에 흔하게 쓰이는 성분이며, 마른 기침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덱스트로메토르판이 뇌의 기침 중추에 작용해 기침을 억제하는 것이다.
덱스트로메토르판이 들어있는 약은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종합 감기약에 흔히 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해진 용량을 지켜 복용하지 않을 경우 엄청난 부작용이 생긴다.
노윤정 약사는 “덱스트로메토르판은 복합 감기약에 들어있는 흔한 성분이므로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 약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며 “이 성분은 허용량 안에서 복용할 경우 부작용이 없지만 고용량 복용 시 환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1일 복용량 60mg 넘기지 않아야
덱스트로메토르판은 1일 복용량이 60mg 이상이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사람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으로 오용 및 남용 시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덱스트로메토르판은 1일 복용량이 60mg 미만으로 종합 감기약 성분으로 활용되며, 복용량이 그 이상인 제품은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지 않다.
노 약사는 “이번 사건은 하루에 허용된 복용량인 60mg를 훨씬 뛰어넘은 것으로 환각 증상 뿐만 아니라 장기 손상의 위험성도 크다”며 “학생들이 덱스트로메토르판을 오남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도 과다 복용 주의
덱스트로메토르판 성분 외에도 과다 복용 시 부작용을 일으키는 감기약이 있다. 해열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도 과다 복용 시 간이 손상될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신 뒤, 다른 해열제를 이미 복용한 경우라면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다른 해열제 성분인 이부프로펜도 마찬가지다. 과다 복용 시 위를 자극하거나 신장 기능을 망가뜨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