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거나 덥썩? 우유 깐깐히 고르는 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유는 칼슘과 단백질 등이 많아 남녀노소 불문 전 연령층에게 도움이 된다. 성장기 어린이의 발달과 뼈 건강을 도울 뿐만 아니라 노년기의 근감소증에도 이롭다. 최근 시중에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올바르게 우유를 고르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질 높은 우유를 고르려면 칼슘 함량 등 영양성분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원유 등급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원유 등급은 젖소의 사육 환경과 생산, 유통 환경뿐만 아니라 우유 품질을 알 수 있는 기준이다. 우유의 체세포(상피세포, 임파구 등 세포)수는 젖소로부터 유래한 체세포의 양이다. 스트레스가 많거나 유방암 등으로 건강하지 못한 젖소가 생산한 우유는 체세포수가 많다. 세균수는 얼마나 깨끗한 환경에서 나온 우유인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와 같은 기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제품을 선택할 때는 가격이나 보관 편리성, 생산국에 대한 이미지 등을 더 많이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일반 소비자 692명을 대상으로 ‘수입 유제품의 소비 확산에 따른 전략적 대응방안 모색 연구’를 진행한 한양대 이형석 교수팀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원유 등급이 우유 구매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제품을 선택할 때는 이 부분을 꼼꼼히 점검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63.0%는 우유 및 유제품을 살 때 원유 등급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수입산 멸균우유를 선택할 때는 ‘자연 방목으로 사육한 젖소에서 나온 우유라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신뢰감으로 선택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입산 멸균우유 구매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원유의 원산지(제조국) 47.3%, 유통기한 40.7%, 맛 36.8%, 가격 35.2%, 원유 함량 32.4%, 생산 환경 정보 26.9%, 유지방 함량 19.2%, 제조 과정에 대한 정보가 15.9%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기혼 여성이 원산지를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위스, 네덜란드, 호주 등 뿐만 아니라 폴란드도 믿을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청정 자연, 자연방목 목초지 등이 떠오르는 국가의 이미지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산 우유는 체세포수 20만개 미만/ml, 세균수 3만개 미만/ml을 1등급 원유의 기준으로 관리한다. 이 기준은 대표적인 낙농선진국 덴마크와 같고, 다른 낙농 선진국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는 체세포수 20만 개 이하/ml, 세균 수 5만 개 미만/ml이다. 미국은 별도의 등급 규정이 없으며 체세포수 75만 개/ml, 세균수 10만 개/ml 이상이면 우유 생산이 불가능하다. 독일과 뉴질랜드도 체세포수 기준을 40만 개 이하/ml로 두고 있다. 이러한 원유 등급은 국산 우유의 경우 제품에서 확인할 수 있으나, 대부분 수입산 멸균우유는 제품에 원유 등급을 표기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소비자들은 수입산 멸균우유에 체세포 수와 세균수가 적혀있지 않다는 점을 그간 인지하지 못했다는 비율도 높았다.

체세포 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도는 전체 응답자의 71.5%로 나타났지만 인지하는 정도는 25.3%에 그쳤다. 세균수도 마찬가지다. 응답자의 70.4%가 세균수를 중요하다고 여기지만 오직 23.8% 응답자가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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