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남성, ‘다발성 위암’ 발생 위험도 높아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 암 진단 환자 1만4603명 대상 분석

김나영 교수

국가암검진의 활성화와 암 질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위암 조기 진단율이 80%를 넘었고 치료법 발전으로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최근 78%까지 증가했다.

꾸준한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해 제거하면 비교적 예후가 좋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위의 두 군데 이상에서 동시에, 혹은 1년 이내의 시간차를 두고 여러 개의 암이 생기는 ‘다발성 위암’이다.

동시에 발견된 경우 ‘동시성(同時性·synchronous) 위암’, 시차를 두고 발생할 경우 ‘이시성(異時性·metachronous) 위암’으로 분류되는 다발성 위암은 진단 과정에서 일부 동시성 위암을 놓칠 위험이 있고, 또한 발견된 종양을 제거하더라도 남아있는 위의 다른 곳에서 이시성 위암이 새롭게 생겨날 가능성이 높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발성 위암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소수에 불과하고, 기존 연구의 경우 표본이 작은데다 조기 위암 환자에 국한되는 한계점이 있어 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팀은 2003년부터 2020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성 위암(3~4기)을 포함한 암 진단을 받은 환자 1만4603명에 대해 대규모 분석을 실시, 다발성 위암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와 임상적 특징을 분석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다발성 위암은 4.04%에서 발생했고(조기 위암 5.43%, 진행성 위암 3.11%), 일반적인 단일 위암 대비 남성(1.7배), 65세 이상 고령(1.5배), 조기 위암(1.9배)에 해당할 시 위험도가 크게 증가했지만, 다행히 암의 개수 자체는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또 다발성 위암은 일반적인 위암과 마찬가지로 조직학적 측면에서 장형(덩어리 암)이 미만형(작고 넓게 퍼진 암)보다 예후가 좋았으며, 미만형 위암이 있더라도 장형 위암이 한 개라도 있을 경우에는 생존율이 크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65세 이상 남성에서 조기 위암 소견이 보이면 다발성 위암을 염두에 두고 세심한 검사를 통해 추가적인 병변이 있는지 확인해야하고 다발성 위암으로 진단될 경우 조직학적 분포 측면에서 장형 위암의 존재 유무를 통해 그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이다.

김나영 교수는 “고령 남성의 경우 다발성 위암을 고려해 최초 암 발견 시 종양이 여러 개가 있지 않은지, 또 제거술을 받은 후 추적관찰을 할 때도 다른 부위에 위암이 생기지 않았는지 세심한 검사가 필요하다”며 “다발성 위암으로 여러 개의 종양이 발견되더라도 생존율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Gut and Liver’에 게재됐다.

닥터콘서트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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