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당뇨병 부른다?
코로나19 감염자 중 성인은 제2형, 소아는 제1형 당뇨병 환자 늘어나
새로운 당뇨병 사례 20건 중 최대 1건이 코로나19에 의해 야기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학협회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UBC)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영국 가디언이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종전 연구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 감염이 췌장의 인슐린 생산 세포를 손상시켜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러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미군 퇴역 군인과 같은 특정 집단에 국한돼 일반 인구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UBC의 나비드 잔주아 교수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 및 예방접종 데이터를 사회인구학 및 행정적 건강데이터와 연결하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코로나19 코호트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62만9935명의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이 몇 주 또는 몇 달 내 제1형 또는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으며 전체 당뇨병 사례의 3~5%가 코로나19에 기인했음을 발견했다. 잔주아 교수는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당뇨병 환자 100명 중 3~5%는 Sars-CoV-2 감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입원치료를 받은 남성과 여성의 당뇨병 위험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일반인구 중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남성이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마도 바이러스에 대한 성별에 따른 면역 반응 때문일 수 있다.
잔주아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과도한 당뇨병 사례는 인구 수준에서 매우 큰 의학적 부담을 가져온 동시에 이미 피로가 누적된 의료 시스템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 특히 급성기에 더 심각한 질병을 앓았던 사람의 당뇨병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식이요법 및 신체활동 강화에 대한 정보를 확산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영국 퀸스병원의 소아 응급의학 컨설턴트인 캐롤라인 폰마니 박사는 코로나19와 소아 1형 당뇨병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해 왔다. 그는 “다른 연구에 비해 추적 관찰 기간이 긴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Sars-CoV-2 감염 후에도 새로운 당뇨병 발병률이 계속 높을 것임을 보여 준다”리고 말했다.
이번 연구 참여자들은 주로 성인에게서 더 흔한 제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지만 폰마니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은 어린이의 제1형 당뇨병 발병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그는 팬데믹 첫해에 영국과 아일랜드 전역의 어린이들 사이에서 새로 발병한 당뇨병 사례가 17% 나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3~5%의 배경 발병률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이 중 95% 이상의 어린이가 제1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또 다른 가능성은 코로나19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선별 검사를 받게 되다보니 더 많은 사례가 발견된 결과라는 점이다. 이 경우 당뇨병 환자의 증가는 일시적이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결될 수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현재로선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모르는 상태다. 잔주아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는 Sars-CoV-2가 췌장에서 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를 감염시켜 그 기능과 인슐린 생산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음을 시사했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이 이론 입증에 실패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비만, 자율 신경계 문제, 과활성화 된 면역 반응, 자가면역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만성 저강도 염증이 당뇨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03938?utm_source=For_The_Media&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ftm_links&utm_term=041823)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