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고 당하는 E형 간염?... '이것' 주의해야
E형 간염은 '제2급 감염병'...간이식해야 할 '급성 간부전'으로 악화도
급성 바이러스 간염 중 E형 간염이 있다. A, B, C 등 다른 간염보단 덜 알려져 있다. 발생률이나 치명률은 낮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2000만 명 이상이 감염된다. 그중 16.5% 정도는 급성으로 이어지고, 4만4000명이 사망(2015년)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제2급 감염병’으로 지정한 2020년엔 191명이 발병한 것으로 나왔지만 2021년 494명, 2022년 528명으로 빠르게 환자가 늘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부터 시작해 4, 5월까지 가장 많았다.
소의 생간이나 육회, 멍게 해삼 등 어패류를 생으로 먹는 우리나라의 경우 감염 우려가 상당히 크다. 최근 와인 안주로 많이 찾는 하몽이나 살라미 같은 육가공 식품을 먹을 때도 생길 수 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사냥한 멧돼지 간을 생으로 먹는 사람도 최근 늘었다. “몸에 좋다", "정력에 좋다”는 그릇된 정보 탓이다. 불행히도 E형 간염은 아직 백신도 없다.
부산 대동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임태원 과장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동물의 덜 익힌 담즙과 간의 섭취. 사람들이 쓰는 기구 등 매개물을 통한 교차 감염이 주요 전파 경로”라고 했다. 물이나 음식을 통한 ‘경구 감염’이 가능한 탓에 이론적으론 대규모 감염도 가능하다. 드물지만 주사기, 수혈, 임산부-태아 수직감염으로 전파될 수도 있다.
간에 염증 일으켜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나아가기도
E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 HEV)는 간에 염증이 생기게 한다.
“바이러스가 대장과 소장을 통해 내장 혈류로 들어가 간세포 안에서 증식하게 되면 간에 염증을 일으키게 됩니다. 보통 15∼64일 정도 잠복기가 지나면 발열, 구토, 복통, 황달, 관절통, 피로감, 식욕 감소 등이 나타나죠. 증상이 전혀 없는 '무증상' 감염도 많아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에 옮기는 감염원이 될 수도 있어요.”(임태원 과장)
대부분 환자는 충분한 휴식, 영양 섭취만 잘해도 저절로 회복된다.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 후유증이 발생하거나 ‘만성간염’ 또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환자의 1% 정도는 간이식이 필요할 정도의 ‘급성 간부전’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안전하다고 생각했더라도 요즘엔 반드시 익혀 먹는 등 생식을 피하는 게 맞다. 백신이 없는 만큼 일반적인 방법으로 예방할 수밖에 없다. ▲올바른 손 씻기 ▲음식물 익혀 먹기 ▲물 끓여 먹기 ▲위생적인 조리 등이다.
간을 혹사하는 술, 담배, 과식, 무리한 운동은 자제하고 영양소가 고루 들어있는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