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보다 치명적”…美 노년 약물과다복용 급증

몸에 미치는 영향 달라…20년간 4배나 늘어

노인들에게 약물 남용은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에서 노인들의 정신건강은 나날이 주목받는 문제 중 하나다.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미국 노년층의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에는 65세 이상 미국 거주 사망자는 6702명에 달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에 따르면 이 연령대의 치명적 약물 과다복용 사망률이 2002년 10만 명당 3명에서 2021년 12명으로 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보도했다.

과다 복용의 원인은 83%는 우발적 사고, 13%는 의도적(자살), 4%는 원인 미상, 0.07%(5명 사망)는 살인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다 복용 사망의 원인이 되는 약물은 아편성 진통제 오피오이드가 57%로 가장 많았고, 각성제가 39%, 복합적인 약물 복용 18% 등이었다.

의도하지 않은 과다 복용 중 74%는 펜타닐, 헤로인, 코카인 또는 메스암페타민 등 불법 약물로 인한 것이었다. 의도적 과다 복용의 68%는 항우울제, 항간질제, 벤조다이아제핀, 진정 최면제, 오피오이드와 같은 처방약과 관련이 있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현재 미국 메디케어 가입자의 절반이 매일 4개 이상의 처방 약을 먹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 산하 지역 사회 생활관리국에 따르면 노년층은 만성 통증에 대처하거나 수술 후 회복을 돕기 위해 오피오이드를 처방받는 경우가 많다.

관리국은 약물이 노인에게 더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신체 내 약물의 잔존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문제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DC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젊은 성인들 사이에서 더 많지만 65세 이상에서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 결과가 노인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및 약물 사용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은 최근 오피오이드 계열의 펜타닐과 자일라진을 혼합해 사용하는 것을 ‘신종 위협’으로 지정했다. 미국 의회가 2018년 신종 위협 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미국 의회에서 필로폰을 ‘신종 위협’으로 지정한 적은 있다. 자일라진은 소와 말 등을 수술할 때 사용하는 진정제지만, 최근에는 펜타닐의 효과를 오래 지속시켜 준다고 알려지면서 널리 퍼지고 있다.

닥터콘서트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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