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옮기는 의료폐기물, 어떻게 관리하길래…
환경부, 전국 병·의원 실태 조사하니 126곳에서 "폐기물관리법 위반"
병원에서 나오는 ‘의료폐기물’은 잘못 관리하면 사람에게 병균을 옮길 수 있다. 법으로 정해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처럼 격리한 환자에게서 나오는 ‘격리의료폐기물’은 “병원에 7일까지만 보관”(폐기물관리법 13조 1항)할 수 있다. 그 전에 폐기물전문업체에 보내 소각하는 등 바로 처리해야 한다.
감염병 관리에 철저해야 할 종합병원들조차 이런 간단한 규정들마저 어기는 곳이 적지 않다. ‘냉장’시설에 보관해야 하는 폐기물을 냉장고 밖에 그냥 둔 예도 있다.
환경부가 지난 3년간 전국 병·의원들 대상으로 ‘의료폐기물 배출사업장 지도점검’을 벌여 법 위반으로 적발한 종합병원만 18곳이다. 적발된 종합병원 10곳을 고발하고, 9곳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한 곳은 고발과 과태료 처분을 같이 받았다.
강남세브란스 용인세브란스 등 수도권 대형병원들과 부산 영도병원, 대구 나사렛종합병원도 있다. 나사렛종합병원에 대해선 ‘수사 의뢰’도 했다.
종합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병·의원들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국 1만7772곳, 환경부가 전국에 걸쳐 거의 전수조사를 펼쳐 108곳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경기도(33)가 가장 많고, 그다음이 부산(19), 서울(12) 등이었다. 울산(8), 경남(7)도 적지 않았다.
환경부는 그중 46곳을 고발하고, 64곳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의료폐기물 배출사업장엔 동물병원들도 포함된다.
국회 이주환 의원실(환경노동위 소속)은 17일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해보니,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적발된 의료기관만 전국에서 126곳”이라며 “의료폐기물은 감염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배출자가 법 규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